
원주시는 강원권 중심도시로서 다양한 산업과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다. 그러나 지금 원주시 구도심의 상권은 계속된 신도심 개발과 교통 여건의 변화 등으로 침체의 늪에서 쉬이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원일로를 중심으로 한 구도심 지역은 원주의 최대 상권이라는 과거의 영광을 뒤로한 채 노후된 인프라, 접근성 부족, 주차 공간 협소 등으로 인해 시민들의 발걸음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일로 가로화단을 주차장으로 전환하는 시의 정책은 구도심 활성화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우선, 가로화단을 주차장으로 전환함으로써 구도심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인 '주차난‘을 해소해가고 있다. 구도심은 도로 폭이 좁고 건물은 밀집되어 있어 철저한 계획하에 조성된 신도시에 비해 주차면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할뿐더러 추가적인 주차 공간 확보 역시 어렵다. 이에, 시민들은 전통시장과 구도심을 방문하는 데 불편함을 느끼고 자연스레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시 중심을 가로지르는 원일로에 가로화단 대신 노상 주차공간을 마련하면서 이용자들의 접근성이 높아지고 구도심 내 상점이나 전통시장 방문이 보다 편리해졌다.
또 유동인구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앞서 언급한대로 접근성과 편의성이 확보되면서 자연스레 시민들과 외부 방문객들이 원일로 인근 상권을 찾기 시작했다. 특히 자동차를 이용해 쇼핑이나 외식, 문화 활동을 하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상권은 활력을 되찾기 시작했고,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낳고 있다.
이는 단순히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에 그치지 않고, 신규 창업 유인으로도 이어지고 있어 구도심 전반의 재생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도시 공간의 효율적 재배치라는 측면에서도 주차장 조성은 일면 타당성이 있다.
가로화단은 당초 경관 조성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설치되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일부 구간은 관리 부족 등으로 방치되어 왔고 오히려 도심 미관을 해치는 경우도 종종 있어 왔다. 단순히 경관을 위한 공간이 아닌, 실질적으로 시민의 편의와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 도시 재생의 관점에서 더 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친환경적인 접근도 병행할 수 있다. 노상 주차장 확보에 더해 전기차 충전소와 같은 미래 교통 수요를 반영한 인프라를 함께 구축한다면 도시의 지속가능성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단순한 주차장 조성 이상의 가치와 기능을 제공하게 될 것이며, 시민들의 정책에 대한 수용성도 높아질 것이다.
물론, 일부에서 녹지 공간 축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구도심 내 가로화단이 '녹지'로서의 기능보다 '비효율적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보다 실용적인 용도로의 전환이 더 많은 공공적 가치를 창출하게 될 것이라는 결론에 어렵지 않게 도달할 수 있다. 시민 휴게 공간이나 녹지 공간은 도로가 아니어도 조성할 수 있는 장소와 대안들이 있다. 하지만 주차장은 다르다. 그렇기에 전체적인 도시 기능 개선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
결론적으로, 원일로 가로화단을 주차장으로 전환하는 정책은 단기적으로는 접근성과 편의성을 증대시키고, 장기적으로는 구도심 상권 활성화와 도시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전략이다. 도시의 공간은 변화하는 시민의 수요에 맞춰 유연하게 재편되어야 한다. 이번 정책이 구도심을 다시 시민들의 삶의 중심지로 되살리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