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시의 한 의료기관에서 허리 통증완화 시술을 받은 환자 다수가 이상 증상을 보이며, 강원특별자치도가 관계기관과 함께 본격적인 역학조사에 나섰다.
강원특별자치도는 지난달 28일 강릉시의 한 의료기관에서 시술을 받은 환자들에게 극심한 통증, 두통, 의식저하, 발열 등의 증상이 발생했다는 신고가 강릉시보건소에 접수됨에 따라, 도 감염병관리지원단과 강릉시, 질병관리청(수도권질병대응센터 포함) 등과 함께 역학조사단을 구성해 지난달 29일부터 조사에 착수했다고 5일 밝혔다.
문제가 된 시술은 주로 통증 완화를 위한 신경차단술로, 해당 의료기관에서 시술을 받은 환자 8명 중 7명에게서 혈액 또는 뇌척수액에서 메티실린감수성황색포도알균(MSSA)이 검출됐다.
이상 증상을 보인 8명 중 1명은 치료중 사망했으며 2명은 중환자실, 3명은 일반병실에 입원 중이다. 사망자의 정확한 사인은 조사 중이다.
해당 의료기관은 보건당국의 권고에 따라 지난 1일부터 휴진 상태이며, 강릉시보건소는 최근 2주 이내에 이 병원에서 동일한 시술을 받은 269명의 명단을 우선 확인하는 한편 대상을 확대해 건강 이상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다만 해당 의료기관에서 시술 받은 환자 중 1명이 3주전부터 의식이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역학 조사 기간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현재 역학조사단은 의료진 면담을 통해 시술 준비 과정 및 주사제 사용 등 감염 요인 조사 및 시술장소 환경과 기구, 의료진 등에 대한 검체 총 62건을 확보해 의료 관련 감염 가능성을 분석하고 있다.
도 보건환경연구원의 검사 결과에 따르면, 해당 의료기관 종사자 3명과 환경 13건에서 황색포도알균이 검출됐다. 포도송이 모양의 황색포도알균(Staphylococcus aureus)은 자연계에 흔히 존재하는 세균 중 하나지만 식중독을 유발하기도 하며, 침습적인 시술 과정 등에서 의료 감염도 드물지 않게 발생한다. 병독성이 강한 편이라 중증 감염으로 이어질 위험성도 있다.
도는 현재 질병관리청에 유전자 분석을 의뢰한 상태이며, 의료기관과의 인과관계 확인을 위한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해당 의료기관 명칭은 추후 역학적 연관성이 확인된 이후 조사단 회의 결과에 따라 공개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강원특별자치도 관계자는 “강릉시와 협력해 동일 시술을 받은 이들의 건강 상태를 면밀히 조사하고 있으며, 최근 허리통증완화 시술을 받은 사람 중 발열, 통증 악화, 발적, 부종, 고름, 하지 무력감, 감각 저하 등의 증상이 있을시 즉시 병원에 가 정밀진단을 받길 바란다”고 권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