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에센의 파독광부기념회관은 2009년 12월 독일광부들이 자신들의 연금과 교민들의 자발적인 모금에 대출을 더해 모금한 ‘파독광부의 집’이다.
회관을 건립한 파독광부협회, 정확한 명칭은 ‘재독한인글뤽아우프회’라고 부른다.
글뤽아우프(Glück auf)는 독일 광부들의 인사말로 글뤽은 ‘행운’, 아우프는 ‘위’를 뜻하는 단어다. “무사히 지상에서 다시 만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와 강원일보 등은 지난 6월 파독광부기념회관을 찾았다. 파독광부들은 물론 파독간호사들도 모두 나와 강원도에서 온 방문단을 반겼다. 1963년부터 1977년까지 독일로 파견된 광부는 총 7,963명이다. 당시 파독광부는 물론 파독간호사들이 대한민국으로 송금한 돈은 1억153만달러(1,105억원)에 달한다. 지금 가치로 환산한다면 수조원의 가치다. 파독광부들의 공로를 기리고 이들의 삶을 기록하는 기념회관은 잔 세계에 단 두곳이다. 태백 철암의 파독광부기념관과 독일 에센의 파독광부의 집이다.

에센 광부의 집은 1층은 파독광부들이 모두 모일 수 있도록 넓은 강당으로 이뤄져있다. 100여명 이상 모일 수 있는 공간이지만 이제는 광부들 대부분이 70~80대에 접어들며 회원은 차츰 줄어만 가고 있다. 1층에서 계단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면 파독광부와 간호사들을 소개한 현지 기사와 빛바랜 광부들의 사진, 그들이 사용했던 개인 장비는 물론 광차와 착암기,해머까지 전시돼 작은 박물관에 버금간다. 기념관 마당은 아담한 유럽식 정원으로 조성돼있다. 정원에서 독일교포 어린이들의 사생대회, 소풍이 열리기도 한다. 정원은 ‘계수정원’으로 불린다. 기념관 명예관장인 김계수 박사의 이름에서 따왔다. 김계수 박사는 에센 인근 대도시인 뒤셀도르프의 내과의사로 진폐, 호흡기 질환 등을 앓는 파독광부들 치료하며 서로 깊이 의지하고 교류했다.

현재 파독광부협회를 이끌고 있는 심동간(72) 재독한인글뤽아우프회장은 1977년 독일로 파견된 마지막 세대다. 그 해를 끝으로 광부들의 파독은 중단됐다. 파독광부의 집을 운영할 사람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의미다.
심동간 회장은 “파독광부들이 강원도를 찾았을 때 환대를 잊지않고 있다”며 “많은 분들이 파독광부 기념관을 둘러보시고 기억에 남기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