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 온도 상승으로 강원 동해안 해수욕장 인근에 상어와 해파리 출몰이 잇따르자, 강원특별자치도가 선제 대응에 나섰다. 강원자치도는 당초보다 확대된 총 14곳 해수욕장에 유해 생물 방지망을 설치해 안전사고 예방에 집중하기로 했다.
지난 17일 고성 앞바다에서 길이 70㎝, 무게 10㎏의 청상아리가 낚시줄에 걸려 붙잡혔다. 몸길이 최대 5~6m까지 자라는 청상아리는 태평양과 대서양 등 열대·온대 해역에서 사는 상어다. 이에 앞선 7일에는 강릉 안목해변 인근 3㎞ 해상에서는 청새리상어(길이 2m 이상)가 목격되기도 했다.
해양수산부와 도 등에 따르면 동해안에서는 지난해보다 상어 혼획 건수가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해수욕장 인근 500m 거리 내로 접근해 당국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노무라입깃해파리와 보름달물해파리 등 유해 해파리도 동시에 출몰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강원 동해안에서 발생한 해파리 쏘임 사고는 600건 이상으로, 전년 대비 14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에 도는 6개 시·군 14곳 해수욕장에 유해 생물 차단망을 설치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당초 1곳당 1,500만원의 예산으로 해수욕장 10곳에 설치할 계획했으나, 어업인들의 협조와 지역 주도의 참여로 설치 단가를 절감하면서 대상 해수욕장을 14곳으로 늘렸다.
양양군은 어민들이 사용하던 어망을 재활용하고, 고성군은 그물 제작비만 도비로 지원받은 뒤 설치비와 어선 임차비는 어촌계 자체 예산으로 부담해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이 과정에서 지역 어민들의 선박과 인력을 활용해 실질적인 어가 소득 증대 및 일자리 창출 효과도 나타났다.
김진태 지사는 “이상 고온현상으로 유해 생물 출몰이 잦아지고 있는 가운데, 달라진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며 “어민들이 사용하던 그물을 재활용하고, 직접 설치·운영까지 맡아 주신 덕분에 도는 예산을 절감하고 어민은 소득을 얻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