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의 한 동물보호기관의 보호를 받던 유기견이 새 주인을 만났으나 불과 7시간 만에 온 몸에 털이 망가진 채로 파양된 사연이 알려졌다.
강릉시동물사랑센터는 20일 인스타그램에 '7시간 만에 파양, 그리고 털이 망가진 채 돌아온 쿠노 이야기'라는 글을 통해 이 같은 사연을 전했다.
해당 글에 따르면 수컷으로 올해 2살인 쿠노는 지난 19일 오후 1시30분께 새 가족에게 입양돼 보호소를 떠났지만 7시간 후, 입양자는 "기존 반려견과 합사가 되지 않는다"며 파양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쿠노는 다음 날 오전 센터로 돌아오게 됐다.
하지만 하루 사이에 바뀐 쿠노의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풍성했던 털이 모두 깎여 붉은 빛이 도는 맨살을 드러낸 모습이었다.
다리 쪽에 약간의 털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센터 측은 "파양 전 쿠노는 사모예드와 차우차우를 섞은 듯한 풍성한 털이 매력인 아이였다. 지금은 자가 미용으로 엉망이 된 털만 남았다"면서 "파양돼 돌아온 것 만으로도 힘이 빠지는데 이 친구의 매력을 어떻게 다시 보여줄 수 있을지 막막하다"고 밝혔다.
이어 "털은 엉망으로 망가졌고 아이의 마음까지 상하지 않았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쿠노는 여전히 해맑다.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프고 너무나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센터 측은 "돌아왔을 때도 시무룩하기는커녕 몸을 부비고 장난을 걸었다"며 "아직 사람을 좋아한다. 그 마음이 꺾이지 않았을 때 진짜 가족을 만났으면 좋겠다. 털은 지금은 망가졌지만 다시 자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입양한 사람도 똑같이 머리를 밀어야 한다", "센터에서 동물학대로 고소해야 하는 것 아닌가", "빨리 파양해줘서 감사할 지경"이라며 공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