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중언

[언중언]작은 동네의 변화 물결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상권’은 단순히 상점이 모인 곳이 아니다. 누군가의 생계이자, 동네의 얼굴이며, 공동체의 삶이 살아 숨 쉬는 공간이다. 그러나 변화하는 소비패턴과 인구 감소, 대형 유통자본의 공세 앞에서 지역상권은 무너지고 있다. 영월의 골목길도 예외는 아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영월의 ‘동네상권발전소’가 주목을 끌고 있다. ▼영월군은 올해 지역상인 및 주민이 체감하는 동네상권의 문제를 해결하고, 발굴한 상권의 비즈니스 전략을 연구·기획,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동네상권발전소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동네상권의 문제를 스스로 진단하고, 그 해법을 주민과 상인이 함께 찾아가는 실험이다. 지역상권을 단순히 외형적으로 정비하는 것을 넘어 지속 가능한 발전 전략을 5개년 단위로 수립하고, 거버넌스를 구축하며, 정체성을 아카이빙하고, 창의적 인재를 키우는 통합적 접근이다. 말 그대로 ‘발전소’라는 이름에 걸맞게 지역의 동력을 손수 만들어내려는 시도다. 핵심은 자율과 참여다. 기존의 중앙 주도형 사업과는 달리 동네 주민과 상인이 주체가 되는 자율상권조합을 설립하고, 로컬 크리에이터를 발굴해 아이디어를 실현한다. 지역의 상권을 브랜드화하며, 거점 공간을 조성하는 과정은 단순한 하드웨어 투자에서 벗어나 사람과 문화 중심의 발전을 꾀한다. ▼그러나 이 정책이 단지 ‘예쁜 가게 몇 곳’ 만들기로 끝나선 안 된다. 주민들의 일상과 감정, 기억이 스며든 상권이어야 하며, 크리에이터 육성 또한 일회성 강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창업과 연결돼야 한다. 동네상권 리빙랩이라는 이름으로 지역 구성원이 직접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책을 실험하는 구조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행정의 유연한 지원이 필요하다. ▼주민과 상인이 스스로 해낼 수 있다는 믿음, 그리고 지역상권이 단순한 생존이 아니라 ‘재도약’의 공간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작은 동네의 조용한 골목에서 시작된 실험이 언젠가 도 전역의 상권을 바꿔 놓는 전환점이 됐으면 좋겠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지선 1년 앞으로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