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21일(현지시간) 이란 지하 핵시설 심장부 3곳에 초대형 폭탄 '벙커버스터 GBU-57' 6개를 투하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이란 공격은 지난 12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선제 공습을 감행한 뒤 두 나라가 무력 충돌을 주고받은 지 9일 만(미 동부시간 기준)으로, 이는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에 미국이 직접 개입한 것으로 향후 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이란은 그동안 미국의 직접 개입 시 중동 내 미군 기지 등에 대한 보복 공격을 예고해왔다는 점에서 향후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동전쟁의 확전과 조기 종전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우리는 포르도와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의 3개 핵 시설에 대한 매우 성공적인 공격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항공기는 현재 이란 영공을 빠져나왔다. 모든 항공기는 안전하게 귀환 중"이라며 "주요 목표 지점인 포르도에 폭탄 전체 탑재량이 모두 투하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위대한 미국 전사들에게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 세계 어느 군대도 이같은 일을 해낼 수 없다"며 "이제 평화의 시기가 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트루스소셜 게시물에서는 "포르도는 끝장났다"(FORDOW IS GONE)라고 전했다.
포르도는 대표적인 이란의 핵 시설의 심장부로 불리는 시설로 이곳에서 핵무기 개발을 위한 우라늄 농축 등이 진행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서 백악관으로 복귀한 뒤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했다.
시간 흐름을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 NSC 회의에서 이란 공격 감행을 최종 결정했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 언론들은 이란과의 직접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점점 희박해진 상황이 이번 공격 결정의 배경이라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미국 참여를 검토 중인 와중에 '벙커버스터 GBU-57' 탑재가 가능한 공군 B-2 스텔스 폭격기 6대를 출격시켜 이란 핵시설 심장부를 직접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현재로서는 이란 추가 공습 계획이 없다. (다만)이란이 즉시 중단 않으면 다시 공격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폭스뉴스는 포르도에 벙커버스터 GBU-57이 6발 투하됐다고 보도했으며, 다른 핵 시설에는 토마호크 미사일 30여발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또 폭격기들이 미주리주에서 이륙한 뒤 재급유를 한 것으로 보이며, 이는 무거운 벙커버스터 폭탄 탑재로 인해 연료 탱크를 완전히 채우지 않고 이륙했음을 시사한다고 폭스뉴스는 분석했다.
B-2 폭격기는 1개 무게가 3만 파운드(약 13.6톤)에 달하는 벙커버스터 GBU-57 2기를 탑재할 수 있으며, 아예 B-2 폭격기만 이를 탑재해 공격을 할 수 있게 프로그래밍했다고 알려졌다.
지하 시설을 초토화하기 위한 용도로 미국에서 개발한 초강력 폭탄으로 위치정보시스템(GPS) 기반으로 개발돼 더 정밀한 폭격을 할 수 있는 벙커버스터 GBU-57은 이란의 산악 지역 포르도의 지하 깊숙이 건설된 핵시설을 지상 작전 없이 파괴할 수 있는 현존하는 유일한 무기로 여겨진다.
미국이 이란 핵시설에 대한 공격을 감행한 직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 핵을 겨냥한 트럼프의 담대한 결단은 역사를 바꿀것" 통화했다고 CNN 방송 등이 백악관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핵 시설 3곳을 미국이 직접 타격했다고 밝힌 가운데 이란 언론은 포르도 핵시설이 "적의 공격을 받았다"라고 AFP·AP통신은 보도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과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 등은 포르도 핵시설이 위치한 곰주(州)의 당국자를 인용해 이날 새벽 포르도 핵 시설이 공격 받았고 이에 방공망이 가동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스파한, 나탄즈의 핵시설도 공격 받았다고 이란 언론은 보도했다.
이란 파르스 통신은 당국자를 인용해 이스파한 인근에서 방공포가 작동했으며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다만, 미국의 공격을 예상해 핵시설을 미리 빼내 결정적 피해 없다"고 이란 당국자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의 이란 핵시설 직접 타격으로 이번 분쟁의 전개 과정이 주목되는 가운데 이날 이란 국영 TV 진행자는 역내 모든 미국 시민이나 군인은 이제 합법적인 표적이 됐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