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더초점]기술이 전하는 따뜻한 안부, 한전의 '1인 가구 안부살핌 서비스'

도내 1,188명 대상
한전 시범 운영 중
복지사각 해소 기여

박상현 한국전력공사 강원본부 전력사업처장

가정의 달 5월. 거리는 가족 단위의 나들이객이 넘쳐나고, 어버이날을 맞은 꽃집엔 감사의 마음을 담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하지만 이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좀처럼 어울리지 않는 존재가 있다. 바로 혼자 사는 사람들, 특히 사회적 단절이 깊어지는 비자발적 1인 가구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율은 약 34%에 달하며, 그중 절반 가까이가 65세 이상 고령층이다. 특히 75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 1인 가구 중 45%를 고독사 고위험군으로 집계해, 지역불균형은 더 심각한 사회적 과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인구 구조의 변화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의료·돌봄 속에 방치된 생명이 늘어난 현실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고독사 사례는 해당 가정의 고립, 응급상황 부재와 맞물리며 구조 요청이 뒤늦게 발견되는 안타까운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구조와 맞물려 한국전력공사는 2020년부터 ‘1인 가구 안부살핌 서비스’를 시범 운영해 왔다.

특히 강원본부는 전국 최대 규모인 15개 시군구와 협약을 체결하고, 총 1,188명의 대상자에게 이 서비스를 제공하며 실질적인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앞장서고 있다. 이 서비스는 전기를 활용한 생활 데이터를 기반으로, 혼자 사는 가구의 전기사용량 변화를 분석해 일정 이상 정황이 포착되면 이를 관계 기관에 자동 통보하는 구조다.

이 서비스의 가장 큰 강점은 기기 설치 없이 기존 전력 계량 인프라만으로 확인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복잡한 장치나 카메라, 센서를 따로 설치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대상자의 거부감이 적고, 운영비용 역시 최소화할 수 있다. 즉, 전기는 늘 흐르고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처럼, 이 서비스 또한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누군가의 안부를 살피고 있는 셈이다.

기술이 사람의 자리를 대신할 수는 없다. 그러나 기술이 사람의 마음을 연결해주는 도구가 될 수는 있다. 실제로 ‘1인 가구 안부살핌 서비스’를 통해 위기 상황을 조기에 인지하고 골든타임 내에 구조된 사례도 점점 늘고 있다. 이는 단지 효율적인 관리 체계를 넘어서, 공동체가 함께 서로의 안녕을 살피는 또 하나의 방식인 셈이다.

정부도 이 흐름에 발맞춰 2023년부터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지자체와 복지 단체가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한국전력은 이에 발맞춰 점점 더 많은 단위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으며,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실질적인 복지 사각지대를 줄여나가고 있다.

우리 사회는 이제 혼자 사는 사람이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은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러나 혼자 살아도 혼자 두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일은 아직 진행 중이다. 한전의 안부살핌 서비스는 그 여정의 중심에서 기술과 사람, 시스템과 마음을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선 전기가 흐른다. 그리고 그 전기는 이제 단순한 에너지를 넘어, 누군가의 하루를 지켜보는 따뜻한 시선이 되어주고 있다.

한국전력은 앞으로도 조용히, 그러나 변함없이 이웃의 안부를 지켜보며 더 안전하고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기여할 것이다.

가장 많이 본 뉴스

    지선 1년 앞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