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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 넘고, 말뚝 피하고… 영월 보행로는 ‘이동 약자 지뢰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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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점자블록 위 볼라드… 단절된 보도, 석재 말뚝까지 ‘이동권 위협’

11일 오전, 영월읍 스프츠파크 한 횡단보도 점자블럭 중앙에 차량 진입 억제용 말뚝이 세워져 있다.
11일 오전, 영월읍 중심가 인도에 설치된 가로수와 각종 시설물로 인해 실제 보행 유효폭(가로수와 표지판 제외한 통행이 가능한 공간)이 확보되지 않아 이동 약자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
11일 오전, 영월읍 중심가 인도에 설치된 가로수와 각종 시설물로 인해 실제 보행 유효폭(가로수와 표지판 제외한 통행이 가능한 공간)이 확보되지 않아 이동 약자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
11일 오전, 영월읍 스프츠파크 한 횡단보도 점자블럭 중앙에 차량 진입 억제용 말뚝이 세워져 있다.
11일 오전, 영월읍 스프츠파크 한 횡단보도 점자블럭 중앙에 차량 진입 억제용 말뚝이 세워져 있다.
11일 오전, 영월읍 중심가 인도에 설치된 가로수와 각종 시설물로 인해 실제 보행 유효폭(가로수와 표지판 제외한 통행이 가능한 공간)이 확보되지 않아 이동 약자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

【영월】“여기 턱은 휠체어가 못 넘어요. 저기 점자블록엔 왜 말뚝이 있는 거죠?”

11일 오전, 영월읍 스프츠파크 등 중심가 인도를 따라 걷는 동안 만난 보행로는 ‘이동 약자’에게는 그야말로 장애물 코스였다.

횡단보도와 인도 사이 턱은 기준치(2㎝ 이하)의 9배에 달하는 18㎝ 이상인 곳도 있었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 한가운데엔 차량 진입을 막는 말뚝(볼라드)이 버티고 있었다.

시각장애인은 안내선을 따라 걷다가 돌출된 구조물에 부딪칠 수 있다.

한 시각장애인 보호자는 “점자블록은 길을 안내하라고 만든 건데, 그 위에 쇠기둥이 솟아 있으면 어디로 가라는 말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현장 곳곳에는 보도 폭을 가로막는 가로수, 상가 진출입 구조물, 불법 설치물도 눈에 쉽게 보였다.

이에 임영화 영월군의원은 지난 8일 제321회 임시회에서 군정질문을 통해 보행환경 실태를 지적하며 전면적인 개선을 촉구했다.

임 의원은 “지역 내 단절된 보도 구간만 231곳으로 평균 193m마다 보도가 끊긴다”며 “지역 보행로 설치율이 8.8%로 매우 낮은 수준이며 단절 보도 구간도 안전망을 갖춰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보도에 설치된 가로수와 각종 시설물로 인해 실제 보행 유효폭(가로수와 표지판 제외한 통행이 가능한 공간)이 확보되지 않아 제 기능을 상실했으며 점자블록 설치 방향도 오류”라고 지적했다.

특히 “2023년과 지난해 영월에선 2명의 보행자가 보도에서 사고로 사망했지만 행정은 아무런 안전조치도 하지 않았다”며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 위에 볼라드를 설치하고, 그것도 충격흡수 기능 없이 단단한 석재로 만든 경우가 허다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영월군 관계자는 “현재 교통, 시설물 관리 등 담당부서간 업무체계가 일원화되지 않아 통합대응에 한계가 있다”며 “전수조사를 통해 실태를 다시 파악하고, 안전교통과 주도로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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