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지역 골목 상권이 침체의 늪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소상공인들의 체감 경기는 악화되고 있고, 폐업이 늘어나면서 상가 공실률도 역대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
강릉지역 배달음식점 사장 한모씨(42)는 폐업을 고민 중에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경기 불황에 가게 월세는 물론 각종 공과금도 겨우 충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씨는 “역대급 불경기로 소상공인들이 하루하루 힘들 날을 보내고 있다”며 “임시방편적인 금융지원 정책보다 중장기적인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원주에서 6년간 옷가게를 운영했던 이모(46)씨는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해 결국 가게 문을 닫았다. 이씨는 “더 손해보기 전에 차라리 폐업을 택했다”고 했다.
자영업이 주를 이루는 춘천 상황도 마찬가지. 5년째 분식업을 운영하고 있는 지모씨(40)도 “인건비, 재료비에 배달플랫폼 수수료까지 내고 나면 남는게 없다. 장사를 접는게 더 이득”이라고 말했다.
도내 자영업자들의 폐업은 여전히 늘어나고 있다.

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강원도내 집합상가 공실률은 17.6%로 지난해 동분기보다 2.04%포인트 올랐다. 신표본 집계를 시작한 2022년 이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보면 춘천 명동의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2022년 1분기 5.7%였지만 올 1분기 8.9%로 올랐다. 중대형 상가도 올 1분기 22.09%로 지난해 20.5%보다 1.6%포인트 증가했다. 원주중앙·일산 상권의 공실률은 30.35%로 2022년부터 30%대를 유지해오고 있고, 원주터미널의 경우 2022년 1분기 7.69%에서 올해 11.2%를 기록하며 두 자릿수를 넘겼다.
소상공인 체감경기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최근 발표한 ‘2025년 4월 소상공인시장 경기동향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지난달 도내 소상공인 체감경기 BSI는 전달보다 6.8포인트 하락한 59.3로 3개월만에 다시 60선 아래로 떨어졌다.
특히 줄폐업이 이어지면서 외식업계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한국외식업중앙회 춘천시지부는 회원 수가 2,000명 미만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도내에서 폐업한 일반음식점은 3,176곳에 달했으며, 2013년(3,460곳)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전수원 한국외식업중앙회 강원특별자치도회장은 “고금리, 고물가에 올해부터 최저임금이 1만원대를 넘기면서 외식업계를 비롯한 자영업자들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한 실효성 있는 중장기적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