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민관중 출신 김시우(29)가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총출동한 시그니처 대회에서 시즌 첫 톱10을 기록해 최근의 부진을 끊고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김시우는 21일(한국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힐턴 헤드 아일랜드 하버타운 골프 링크스(파71)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RBC 헤리티지’ 최종 라운드에서 3오버파 74타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12언더파 272타를 적어낸 그는 공동 8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번 대회는 김시우에게 절호의 기회였다.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달리며 2023년 소니 오픈 이후 약 2년3개월 만의 우승을 노렸지만, 마지막 날 무너졌다. 전반에 단 하나의 버디도 기록하지 못하며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했고, 10번과 12번 홀에서 연속 보기, 14번 홀(파3)에서는 치명적인 더블보기를 범하며 우승 경쟁에서 사실상 탈락했다.
특히 14번 홀에서의 실수는 뼈아팠다. 티샷이 벙커로 향했고 두 번째 샷은 벙커 턱에 걸렸다. 볼을 빼내는 데만 세 타를 소모한 끝에 가까스로 그린에 올렸지만 멀리 떨어진 거리에서 2퍼트로 더블보기를 적어냈다. 평소 강점이던 아이언 샷 정확도는 무뎌졌고 퍼팅은 홀을 비켜가며 답답함을 더했다.
그러나 그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16번 홀에서 핀에 바짝 붙이는 날카로운 두 번째 샷으로 이날 두 번째 버디를 기록하며 다시 정신을 다잡았다. 마지막 두 홀을 파로 막아내며 무너지는 분위기를 최소화했고, 시그니처 이벤트에서 톱10 입상에 성공했다.
지난 2월 AT&T 페블비치에서 기록한 12위가 시즌 최고 성적이던 그는 최근 두 차례 대회 연속 컷 탈락이라는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반등에 성공하며 페덱스컵 포인트 순위를 기존 60위에서 44위로 끌어올렸고 남자 골프 세계랭킹도 6계단 오른 66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시우는 2016년 윈덤 챔피언십에서 PGA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운 이후 꾸준한 성장을 거듭해왔으며, 통산 4승을 기록 중이다.
한편 우승은 미국의 저스틴 토머스가 차지했다. 최종합계 17언더파 267타를 기록한 토머스는 같은 타수를 적어낸 앤드루 노백과의 연장 접전 끝에 6m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극적인 우승을 확정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