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88년 역사의 도계광업소가 문을 닫는다. 이는 단순한 산업시설의 폐쇄가 아니다. 한 세기 가까이 지역경제와 주민 삶의 중심축이었던 탄광의 문을 닫는 일은 곧, 한 지역사회의 ‘심장 박동’이 멈추는 것과도 같다. 더구나 그 안에 살고 있는 274명의 근로자, 그 가족, 그리고 지역 전체 주민의 삶이 함께 흔들린다는 점에서 이 문제는 절박하고도 중차대한 과제다. 정부는 최근 이에 대응해 고용노동부, 강원특별자치도, 삼척시, 대한석탄공사가 공동으로 ‘폐광지역 직업훈련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맞춤형 직업훈련과 전직 지원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매우 환영할 만한 움직임이다. 아크용접, CO₂ 용접, 조경, 산림관리, 지게차 운전, 드론 조종, 제과제빵 등 7개 분야의 직업훈련이 개설되고 훈련비 전액 지원, 훈련기관 규제 완화, 수료자 대상 채용박람회, 유연근무제와 순환근무 도입 등 다양한 실질적 지원 방안이 담겨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말보다 ‘실행’이다. 약속이 공허한 메아리로 끝나지 말아야 한다. 산업이 바뀌고 기계가 대체하고 세계 시장이 변하면서 수많은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었지만 정부의 전직 지원이 실질적으로 새로운 삶을 만들어준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그렇기에 이번 탄광 근로자 전직 지원 사업은 말로만 그쳐서는 안 된다. 지금 도계 지역은 실업 문제가 아니라 ‘지역 소멸’의 문턱 앞에 서 있다. 청년은 떠나고 일자리는 사라지며 지역 공동체가 무너져가는 이 현실을 올바로 진단해야 한다. 우선, 직업훈련의 내용이 현실적이어야 한다.
아크용접, 지게차 운전, 드론 조종 등은 분명 현재 노동시장에서 수요가 있는 기술이다. 그러나 도계광업소에서 수십 년간 중장비와 광산기술에 종사해 온 중장년 근로자들이 하루아침에 새로운 직업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는 신중히 따져보아야 한다. 단순히 교육 과정을 개설했다고 해서 전직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훈련 이후에 실제 일자리가 연결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시간 때우기’에 불과하다. 그리고 훈련 이후의 ‘일자리 매칭’이 실질적으로 작동돼야 한다. 채용박람회를 한 번 여는 것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
도계 지역 혹은 인근 지역에서의 실질적인 채용 수요가 있는지, 그 수요와 훈련의 방향이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지역 내 기업, 공공기관, 사회적 기업 등과 협력해 근로자들이 실제로 고용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