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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만우절과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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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우절(萬愚節·April Fools‘ Day)은 매년 4월1일, 가벼운 장난이나 그럴듯한 거짓말, 트릭으로 재미있게 남을 속이면서 즐기는 날이다. 16세기 무렵 유럽에서 1년의 시작으로 여겼던 부활절의 날짜가 3월25일부터 4월20일까지 해마다 들쭉날쭉했다. 그러던 중 프랑스 왕국의 샤를 9세가 1564년 1월1일을 새해로 선포했다. 하지만 당시의 정보 전달은 아주 느렸기에 발표 이후에도 모르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때 이들에게 새해 축하 인사를 하며 내심 비웃거나, 신년 파티에 초대한 뒤 바람맞히거나, 가짜 새해 선물을 보내는 등 날짜가 바뀐 것을 아는 사람들이 일부러 물 먹인 일이 있었는데 이것이 현재의 만우절의 기원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만우절에 주로 경찰서와 소방서에 장난전화를 거는 것이 대표적이었으나 최근에는 크게 줄었다. 일부 중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끼리 각자 반을 바꾸고 책상의 앞뒤를 바꿔 칠판을 등지고 앉는 일도 있다. 강원도에서는 설악산 흔들바위가 굴러떨어졌다는 거짓말이 해마다 단골뉴스로 거론된다. ▼평생 살면서 한 번도 거짓말을 하지 않은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거짓말을 해도 뒤탈이 없고 피해를 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는다면 무방하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누군가 피해를 보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그것은 선의의 거짓말이 될 수 없다.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최근 서울고법 형사6-2부가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를 놓고 국민의힘 잠룡들은 ’거짓말 면허증‘을 내줬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윤석열 검찰의 정치보복 수사에 경종을 울리는 사필귀정의 판결이 내려졌다”고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흔히들 진실은 ’역사의 법정에서 가려진다고 한다. 거짓말에 속지 않으려면 세상 물정을 놓치지 않도록 두 눈 부릅뜨고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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