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시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한 2025년 ‘글로벌 K-컨벤션 육성 공모 사업’과 ‘지역 MICE 산업 활성화 사업’에 연이어 선정됐다. 특히 컨벤션센터가 없는 지자체 가운데 유일하게 글로벌 K-컨벤션 육성 사업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은 강릉시가 보유한 산업적 잠재력과 관광·문화 인프라의 가능성을 전국적으로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이는 단순한 공모 사업 선정을 넘어 강릉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MICE(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중대한 전환점이라 할 수 있다.
MICE 산업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복합 산업이다. 관광, 교통, 숙박, 유통, 문화예술 등 다양한 산업군과 유기적으로 연계돼 도시 전체의 경제 파급효과가 크다. 세계 각국이 MICE 산업에 주목하며 전략적 육성에 나서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강릉시는 이번 글로벌 K-컨벤션 사업을 통해 ‘천연물·바이오’를 주제로 한 국제 콘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인데 이는 지역 특화산업과 MICE를 결합한 이상적인 모델이다. 국제회의 유치는 단발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산업 간 융합과 네트워크 형성을 촉진한다. 강릉은 천혜의 자연환경, KTX와 고속도로로 연결되는 우수한 접근성, 풍부한 문화·관광 자원이라는 ‘3박자’ 조건을 고루 갖춘 MICE 최적지다. 하지만 성공적인 MICE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우선은 지역 특화 산업과 MICE 콘텐츠의 전략적 결합이다.
천연물·바이오 산업 외에도 해양·관광, 문화·예술, 탄소중립 기술 등 강릉이 경쟁력을 가진 분야들을 테마화한 국제행사를 지속적으로 기획·유치해야 한다. 그리고 민·관·산·학 협력 생태계 조성이 중요하다. MICE 산업은 다부처·다기관이 협력해야 성과를 낼 수 있는 산업이다. 강릉시와 관광공사 등 공공부문뿐 아니라 지역 대학, 연구기관, 기업, 지역민이 유기적으로 참여하는 협력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필요하다. 시민의 공감과 참여 없이는 지역 산업화는 결코 계속될 수 없다. 그리고 실질적 유치 성과로 이어지는 맞춤형 전략이 요구된다. 팸투어나 국내외 박람회 참가 등의 홍보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국제회의와 전시회를 유치하고 관광 소비로 연결될 수 있도록 지역 내 숙박·교통·문화체험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참가자에게 감동을 주는 ‘강릉형 MICE 경험’이 곧 재방문과 입소문 마케팅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