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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초점]폐광지역 새 미래 여는 길 '영월~삼척 고속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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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관현 강원특별자치도의원

올 1월23일, 강원도민들의 오랜 염원이었던 영월~삼척 고속도로 건설사업이 마침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이는 동서 6축 고속도로망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진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영월~삼척 고속도로 사업은 이미 1992년 국토종합개발계획에 반영됐지만, 평택~제천 구간 착공 이후 약 3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특히 지난 2023년 예비타당성 조사 신청 당시 비용편익분석(B/C) 결과가 0.17에 불과해 사업 추진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비관적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우리 강원도민들은 좌절하지 않고 끈질긴 노력을 이어갔다. 지난해 도민들을 중심으로 진행된 국토대순례와 국회에서 열린 대국민 설명회 등 다양한 공론화 활동을 통해 이 사업의 필요성을 전국적으로 알렸으며, 300만 강원도민이 하나로 뭉쳐 정부를 설득한 끝에 마침내 예타 통과라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무엇보다 이번 예타 통과는 대한민국 고속도로 사상 최초로 비용편익분석 0.3 미만 사업이 예타를 통과한 사례이자, 경제성 중심의 사업평가의 틀을 지역특수성과 국토균형발전 차원에서 재해석한 사례라는 점에서 커다란 의미가 있다. 또한 국토교통부를 비롯한 관련 기관들의 부정적 의견을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설득으로 뒤집었다는 점에서 주민참여형 거버넌스의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사업은 총 사업비 약 5조6,000억원 규모로 강원도 역사상 최대의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다. 강원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생산유발효과만 약 11조7,000억원에 달하며, 고용유발효과는 약 4만8,000명, 부가가치유발효과는 약 4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고속도로 개통은 강원랜드 방문객 증가에 따른 폐광기금 배분액 증가와 함께 청정메탄올·수소 등 미래형 산업벨트 구축 기반 마련 등 장기적으로 강원 남부권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이 고속도로는 서해안과 동해안 간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국내 최대의 교통 음영지역을 해소함으로써 국토균형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영월~삼척 고속도로가 강원 남부권 발전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도와 시·군은 국토교통부의 타당성 조사와 기본 및 실시설계 등 후속 절차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올해 정부의 1차 추가경정예산안에 타당성 조사비 30억 원을 확보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3년 내 기본 및 실시설계를 완료해 2035년 개통 목표를 조기달성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특히 현재 계획된 노선으로 사업이 추진되면 정선과 태백 등 일부 지역은 여전히 소외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공청회와 설문조사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도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최적의 노선을 확정할 필요가 있다.

영월~삼척 고속도로 건설은 단순히 도로 하나를 놓는 공사가 아니다. 과거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끌었던 폐광지역의 영광을 되찾고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하는 희망 프로젝트다. 이 도로는 과거와 미래를 잇는 가교역할을 하며 우리 선배들이 땀 흘려 일군 산업화의 위대한 업적을 계승하는 동시에 미래 세대를 위한 새로운 발전의 길을 열어줄 것이다.

이제 다시 한번 강원도의 저력을 보여줄 때다. 영월~삼척 고속도로를 통해 폐광지역의 활력을 되찾고 강원도의 새로운 르네상스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도민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 우리의 꿈과 희망이 담긴 이 길 위에서 강원도의 밝은 미래가 펼쳐지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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