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보=삼척시 환선굴 일대에서 서식 중인 한국꼬리치레도롱뇽이 대량 폐사한 채 발견된 사건(본보 지난 2월 17일자 온라인 보도)과 관련해, 지방자치단체의 대응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꼬리치레도롱뇽은 대표적인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2012년 보호종으로 지정됐다.
지난달 17일 국내 최대 서식지로 알려진 환선굴 내부에서 원인 불명의 이유로 도롱뇽의 사체가 발견됐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나도록 환선굴 내부 생태계 환경조사나 도롱뇽 개체 수 감소에 따른 보호 조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전체 예상 개체수를 가늠할 수 있는 모래알주머니가 10년 전에 비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환선굴 내부 환경 변화에 대한 정밀 점검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와 함께 폐사한 도롱뇽의 정확한 개체수가 파악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한 대학에서 연구 목적으로 폐사한 수십 마리의 도롱뇽을 수거해 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폐사 원인을 보다 정밀하게 분석하기 위한 것이지만, 지자체나 정부 기관의 공식적인 조사가 미흡한 상황에서 일부 대학의 연구에만 의존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본보 취재 결과 환선굴 내부 수중에는 동전, 선글라스, 휴대전화, 금속류 등 다양한 폐기물이 방치돼 있었다. 특히 갓 태어난 도롱뇽의 유생들이 새파랗게 부식된 동전 위에 머물고 있는 모습까지 확인되는 등 동굴관리가 부실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또 환선굴의 길이가 총 6.2㎞에 달하는 규모임에도 단 두 명의 직원이 동굴 내부를 관리하는 실정이라 체계적인 유산 보존이 부실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자연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가와 지자체는 자연유산의 관리를 위해 시책을 수립·시행해야 한다. 환경보호단체 관계자 A씨는 “환경 변화에 민감한 도롱뇽의 폐사 원인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부실한 동굴 관리 역시 원인 중 하나일 수 있다”며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삼척시 관계자는 “도롱뇽의 정확한 폐사 이유를 알 수 없어 추후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