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잊혀진 섬, 사라진 기억을 찾아서…‘티니언 섬의 암호’

정선출신 최귀순 아동문학가 ‘티니언 섬의 암호’

정선출신 최귀순 아동문학가가 동화책 ‘티니언 섬의 암호’를 펴냈다.

이 작품은 작가가 티니언 섬을 여행하며 그곳에 담긴 역사적 아픔을 알게 된 후 쓰게된 책으로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된 조선인들과 그 후손들의 삶을 담고 있다. 티니언 섬은 사이판, 괌과 함께 미국령 북마리아나제도에 속한 섬으로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이 조선인들을 강제 징용했던 곳이다. 이 과정에서 많은 한국인들이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희생된 아픈 역사를 최 작가는 아이의 시선에서 풀어냈다.

책은 주인공 별아가 가족과 함께 티니언 섬으로 여행을 떠나면서 시작된다. 어느 날, 별아는 섬의 바닷가에서 땅굴에 사는 일곱 살 남자아이 바다를 만난다. 바다는 별아에게 수수밭에서 웃고 있는 남자와 여러 사람이 함께 찍힌 낡은 흑백사진 몇 장을 보여준다. 별아는 바다가 누구인지, 왜 이런 곳에서 살고 있는지, 사진 속 인물들은 누구인지 궁금증을 품으며 바다와 함께 섬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 나선다. 두 사람은 탐색을 이어가며 자신들만의 암호를 정하게 된다.

최 작가는 바다를 통해 역사에서 잊혀가는 티니언 섬의 조선인들을 다시 불러낸다.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된 조선인들은 해방 후에도 남북 분단과 전쟁을 겪으며 끝내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오랜기간 방치됐고 기록되지 않은 그들의 삶을 동화를 통해 만난다.

최 작가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나라, 현재 서 있는 이곳에도 숱한 사연이 역사가 되어 묻혀 있을 것”이라며 “그 사연들은 구전으로 전해지거나 때로는 전설이 되어 흐르지만 우리는 흘러가는 시간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가문비어린이 刊. 75쪽. 1만1,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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