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폴리스(propolis)는 여러 식물에서 뽑은 물질에 자신의 침과 효소들을 섞어서 만든 물질로 벌집 틈새를 메우거나 집을 고치는 데 쓴다. 거기에는 천연살충제도 들었기에 사람들이 입술에 바르거나 목기침, 천식에 뿌린다. 프로폴리스에는 일종의 항생제가 들어서 치약까지 그것을 넣어 만든다.
일벌은 풀잎이나 과일 겉껍질에서 긁은 매끈한 왁스(밀랍)를 뭉개고 펴서 육각형의 벌집을 짓는다. 벌집은 육각형(六角形)이기에 집 짓는 자료가 훨씬 덜 들면서도 매우 단단하고, 부피(공간)가 커서 많은 꿀을 저장할 수 있다. 벌들이 어찌 기하학과 건축학을 알고 저렇게 멋진 집을 지을까? 독자들은 서둘러 연필 자루나 모나미 볼펜이 몇 각형인지 살펴볼 것이다.
그나저나 벌이 밀원식물(蜜源植物, 벌이 꿀을 모아오는 식물)이 있는 곳을 어찌 알까? 꿀벌은 몸짓으로 말한다. 1973년에 오스트리아 동물학자 프리슈(Karl von Frisch)는 벌의 행동 연구로 노벨상을 받았다. 프리슈는 벌들이 좀 색다른 짓을 하는 것을 알았다. 마땅히 맨 먼저 꿀을 따온 친구 몸에서 꿀 냄새와 꽃향기 흠뻑 풍기고, 그래서 둘레에 친구 벌들이 모여든다. 이제 꿀을 막 따온 친구가 8자 모양의 꼬리 춤을 춘다!? 그런데 어떨 때는 빠르게, 또 어떨때는 느릿느릿 8자 형으로 도는 게 아닌가. 한참 동안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친구들이 알았다는 듯이 머뭇거림 없이 모조리 후닥닥 내뺀다. 이윽고 프리슈는 그 벌이 꽃의 방향과 거리를 친구들에게 알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첫 꿀을 따온 녀석이 꼬리를 아래위로 빠르게 오르락내리락하면 태양 쪽에 꽃이 있고, 또 태양 방향에서 60도로 가면서 춤을 추면 그쪽에 꽃이 있다는 것을, 또 이따금 둥글게 춤을 추는데 3초 만에 한 바퀴 돌면 꽃이 1km 근방에, 아주 천천히 8초가 걸리면 8㎞ 근방에 꽃밭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프리슈는 꿀벌들의 몸짓 방향과 속도에 비밀이 있음을 밝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