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춘추칼럼]지혜로운 삶 준비하는 원리 ‘3C’

오덕성 우송대 총장

4차를 넘어 5차 산업혁명(Industry 5.0) 시대에 접어들면서 기업과 사회의 변화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AI와 로봇을 활용한 기술은 2023년 기준, 적게는 38.8%, 많게는 70% 이상의 업무를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으며, 2030년까지 우리나라 일자리의 90%가 AI로 대체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예측대로면 대학에서 배운 전공을 직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간은 채 10년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열심히 공부하고 성실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은 진부한 말이 돼버렸고 입학과 졸업으로 새롭게 시작하는 청년들에게 ‘3C’를 갖추면 당당한 사회인이 되는 데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고 축사했다. 3C란 커리큘럼(Curriculum), 공동체(Community), 품성(Characteristic)의 앞 자를 딴 것이다.

남이 대체할 수 없는 자신만의 커리큘럼(Curriculum)이 있다면 다양하고 복잡해진 직업 세계라 해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AI 등 첨단기술 활용 능력, 다른 학문 분야 응용 전공지식 습득 등 새로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자신만의 커리큘럼을 준비해 변화하는 미래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다음, 같은 목표를 가지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수 있는 협업공동체(Community)가 중요하다. 새롭고 혁신적인 프로젝트일수록 혼자서 그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함께 상의하고 최적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서로 돕고 협력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나 스스로 열린 마음과 좋은 품성(Characteristic)을 갖추고 사람들이 함께 있고 싶은 따뜻한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사람 주변엔 함께 일하고 싶어 하는 동료들이 자연스레 모이게 되고 서로 존중하며 협력해 나가면 시너지가 생길 수밖에 없다. 특히 입학생들에게는 열린 마음과 긍정적 태도를 강조했다. 같이 생활하고 공부할 수 있는 좋은 친구들이 접근할 수 있는 따뜻한 사람이 되는 것이 성공적인 대학 생활의 기본이자 행복의 기본 조건이 될 것이다.

다만 나이가 든 우리 세대는 우선순위를 바꿔 열린 마음과 좋은 품성을 앞에 두고 협업공동체, 인생의 커리큘럼 순으로 가치 기준을 달리한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주변에 친한 벗들과 접점이 점점 줄어들고, 건강이 예전 같지 않음을 느낄 때 왠지 작아지는 자신을 종종 발견하게 된다. 젊은 시절과 다른 색의 행복이 필요하고 사람과의 관계가 더 중요해지는 때이다. 그러기 위해 열린 마음과 긍정적 태도를 지닌 좋은 품성은 인생 후반을 잘 살기 위해 무척 중요하다.

좋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협력 공동체를 형성하고 새로운 삶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자신만의 개성 있는 커리큘럼을 구성하고 서로 격려하면서 나아갈 수 있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는 삶이라고 생각한다.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은 언젠가부터 나를 이끄는 문구가 되었고 3C, 즉 좋은 품성, 협업공동체, 나만의 커리큘럼을 갖춘다면 누구나, 충분히 가능한 인생의 길이 될 것이다. 처음에는 나의 학생들에게 꼭 전하고 싶었던 축사의 말이었지만 우리들에게도 필요하며 그 목표를 따른다면 편안하고 행복한 인생이 펼쳐질 것이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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