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보='12·3 비상계엄'으로 국회가 탄핵소추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마지막 탄핵심판에서 윤 대통령 법률 대리인단은 야당의 폭거에 맞서 대통령에게 비상계엄 선포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대리인단 이동찬 변호사는 25일 오후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종합변론에서 '야당의 정책 발목잡기, 입법 폭거, 예산 일방 삭감'이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배경이라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대한민국에서 국헌을 문란하게 한 자는 도대체 누구고 누가 내란범이냐"며 "야당이 초래한 이 사태가 국가비상사태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12월 3일 밤 국무위원들이 (비상계엄 선포를) 걱정하고 침묵했지만, 다른 방법으로 대통령을 설득하지 못했다"며 '대통령은 국가의 독립·영토의 보전·국가의 계속성과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진다'는 헌법 66조2항을 들어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를 결심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김계리 변호사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검사들에 대한 탄핵 추진을 언급하며 민주당의 탄핵소추 남발과 안보 위협 역시 비상계엄 선포의 배경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반국가세력의 사회 장악, 사법 업무 마비, 입법 폭거하려는 '일당 독재 파쇼' 행위에 대해 국민들에게 현 상황을 알리기 위한 대국민 계엄을 선포했다"며 "그럼에도 민주당은 멈추지 않고 최재훈 검사,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까지 넘겼다"고 말했다.
12·3 비상계엄 관련 수사 과정에서 나온 정치인·법관 체포 지시 의혹과 관련해서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쉬이 이뤄질 것 같지 않자 체포설이 나왔다"고도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비상계엄 후 담화문을 읽고 임신과 출산, 육아를 하느라 몰랐던 민주당의 패악과 일당독재, 파쇼 행위를 확인하고 변호에 참여하게 됐다"며 "저는 계몽되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차기환 변호사는 전통적 전쟁 방식에 정치공작과 심리전 등을 더한 '하이브리드 전쟁'을 국가 안보 위협으로 지목하며 "이런 상황에서 국회의 탄핵 남발로 인한 사법부 기능 마비, 국회 입법 독재 등으로 인한 정부의 정상적 작동 불능에 비춰 국가비상사태로 판단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대통령 대리인단은 지난 변론 과정에서 장시간을 할애해 주장해 온 부정선거론 주장도 재차 거론했다.
도태우 변호사는 부정선거 가능성이 없다는 대법원 판결을 두고 "절대 권위처럼 내세워지는 대법 판결은 충분한 사실조사와 전산점검을 하지 않은 것을 유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사법부, 입법부, 행정부 삼권 모두에 의해 견제와 감독을 받은 바 없었다. 국가적으로 이를 견제할 유일한 기관은 국가 원수 지위인 대통령 뿐이었다"고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대통령 대리인단은 이날 250쪽 분량의 파워포인트(PPT) 자료를 제시하며 변론을 진행했다. 변론이 마무리되면 국회 탄핵소추단인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윤 대통령이 각각 최종 의견을 말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법무부 호송차를 타고 오후 4시 32분께 헌재에 도착했으나, 증거조사와 국회 대리인단의 종합변론 등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심판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반면 국회 측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로 헌법 수호자와 국군 통수권자로서 능력과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증명했다며 헌법재판소에 파면 결정을 내려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윤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변론에서 국회 대리인단 마지막 발언자로 나선 송두환 변호사는 "(윤 대통령이) 일련의 내란 행위로 헌법과 법률을 위배한 사실은 탄핵심판 증거조사와 관련 수사 과정에서 이미 명백하게 드러났다"고 말문을 열었다.
송 변호사는 윤 대통령의 소추 사유가 '위헌·위법한 계엄령 선포와 국회·선관위 침탈, 다수의 정치인·법조인 등 체포·구금 시도'라며 헌법·법률 위반의 중대성 측면에서 "이 사건 위헌·위법성보다 더 무겁다고 평가할 사유는 과거에도 미래에도 있으리라 상상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절대왕정 시대의 비상대권 개념에 함몰돼 시대착오적 인식을 갖고 있다며 "헌법 수호자 겸 국군 통수권자로서 능력과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증명한 자를 대통령직에 복귀하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광인에게 다시 운전대를 맡길 수는 없다. 증오와 분노로 이성을 잃은 자에게 다시 흉기를 쥐어 줄 수는 없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하기도 했다.
송 변호사는 이번 탄핵심판을 "입헌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헌정질서와 법치주의의 장래를 결정짓는 중대한 재판"이라며 "피청구인을 대통령의 직에서 마땅히 파면해 달라"고 발언을 마쳤다.
김이수 변호사는 '백성들의 믿음이 없으면 나라는 존립하지 못한다'(민무신불립)는 논어 구절을 인용해 윤 대통령이 "국민이 부여한 신뢰를 최악의 방법으로 배신함으로써 민주공화국에 대한 반역 행위를 저지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배우자에 대한 의혹 등 윤 대통령을 둘러싼 논란을 언급하며 "그가 자신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사용한 건 국가긴급권과 국군통수권이었다"며 "계엄 실행과정이 실패로 돌아가자 피청구인은 심지어 자신의 명령을 수행한 부하들에게조차 신의를 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첫 발언자로 나선 이광범 변호사는 "피청구인(윤 대통령)은 우리 국민이 피와 목숨을 바쳐 지켜온 민주 헌정질서를 무참하게 짓밟았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이승만·박정희·전두환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영구 집권을 꿈꾸던 이들은 모두 비참한 최후를 맞이해야만 했다"며 윤 대통령에 대해서도 "야당의 존재를 무시하고 정적 제거에 몰두했으며 총선 참패가 부정 선거의 결과라는 망상에 빠졌다. 자신의 지시 한마디가 헌법이 되는 세상을 만들고 국가를 사유화하고 대한민국 헌법 위에 군림하고자 했다. 우리는 이것을 '독재'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 돼 재판받는 상황을 언급하고 "파면을 면한다고 해서 처벌을 면할 수 있겠느냐. 다시 국정을 맡길 수 있겠느냐"며 윤 대통령의 신속한 파면을 주장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 순간에도 거짓과 과장으로 지지 세력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며 "피청구인이 복귀한다면 제2, 제3의 비상계엄을 선포하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보장할 수 있느냐"고 덧붙였다.

그동안 변론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실무 공격수 역할을 해온 장순욱 변호사는 윤 대통령이 '헌법의 말과 풍경'을 오염시켰다며 파면 결정으로 제자리로 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변호사는 윤 대통령의 작년 12월 3일 대국민담화를 두고 "피청구인은 자유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언동을 하며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말하고 헌법을 파괴하는 순간에도 '헌법 수호'를 말했다"고 비판했다.
또 계엄 포고령에 윤 대통령을 비판해 온 이들을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다고 돼 있다며 "비상계엄을 통해 정치적 반대파들의 입을 틀어막고 손발을 묶으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바이든·날리면' 논란과 관련해 특정 언론사 기자 전용기 탑승 배제를 했다며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를 탄압하면서 '헌법 수호'를 내세웠다"고도 했다.
김선휴 변호사는 윤 대통령이 "'87년 헌법' 이후 40년 가까이 지켜온 문민 통제와 국군의 정치적 중립 원칙을 정면으로 훼손했다"며 '국민을 위한 군대'를 개인의 정치적 목적을 위한 사병으로 전락시켰다고 강조했다.
이원재 변호사는 부정선거 주장에 대해 "법률가인 윤 대통령이 (부정선거 증거가 없다는) 대법원판결을 한 번만 제대로 읽어봤더라도 '가짜 투표지' 주장이 얼마나 근거 없는지 쉽게 알았을 것"이라며 헌재에 "부정선거 음모론이 얼마나 근거 없는 것인지를 판단해 선거 제도의 신뢰성을 회복시켜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