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릉 출신 박용하 시인이 생애 첫 시산문집 ‘감정 많은 사람’을 펴냈다.
같음을 경계하고 타협을 거부하며 오롯한 문학 세계를 구축해 온 박용하 시인. 시와 동시, 산문 등 장르를 넘나들며 독자들을 만난 박 시인은 이번 시산문집을 통해 그만의 언어로 쌓아 올린 시세계를 소개한다. 작품집에는 박용하 시인의 시산문 50편과 그림 50편이 함께 실렸다. 누구나 익히 알고 있는 그림부터 생소한 감성의 그림까지. 박 시인은 자신의 글과 가장 어울리는 그림들을 작품집에 담아냈다.
각기 다른 점·선·면의 형태와 색채로 채워진 파울 클레의 그림 ‘이전 시대의 빛’은 서로 다른 마음의 뿌리를 묻는 박 시인의 작품 ‘마음’과 어우러진다. 50편의 글과 그림이 빚어내는 호흡을 쫓다보면 독자들은 활자 속에 담긴 시인의 마음에 성큼 다가가게 된다. 시와 산문, 그림이 충돌하며 만드는 다양한 변주는 독자들에게 글을 읽는 새롭고 독특한 독서 체험을 선사한다.
‘시산문’이라는 생소한 장르는 시인이 직접 명명한 것이다. 그는 이번 책을 앞으로 나올 ‘감정 3부작’ 중 첫 번째 책이라고 소개하며, 앞으로 이어질 그의 시산문 세계를 예고했다.
박용하 시인은 “시라고 하기엔 말의 압력이 일정 부분 느슨하고, 그렇다고 산문이라고 단정짓기에도 시의 말에서 완전 이탈한 것도 아닌, 시와 산문이 공존하는 글로 이루어진 책을 언젠가 내고 싶었다”며 “시인이 언어의 화가라면 화가는 빛을 발명하는 색의 시인이다. 화가들이 그림 속에서 구현한 감정의 언어를 들여다보는 시간은 각별하고 또 특별하다”고 이번 책을 펴내는 소회를 전했다. 달아실 刊. 144쪽. 1만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