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족의 형태가 변하고 있다. 예전에는 한 지붕 아래 삼대가 모여 사는 대가족이 흔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1인 가구가 점점 더 늘어나는 추세다. 강원지역 68만4,895가구(2022년 기준) 가운데 1인가구는 25만4,441가구로 37.2%를 차지, 전국 평균(34.5%)보다 높다. 강원특별자치도가 사상 처음으로 ‘1인 가구 지원 종합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정책 시행에 나선 배경이다. ▼“세월이 가면 산천도 변한다”는 속담이 있다. 가족의 형태 또한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당연하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가족은 대가족 중심의 공동체였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는 개인주의가 확산되면서 핵가족을 넘어 1인 가구가 새로운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1인 가구 중에서도 70세 이상 고령 가구와 20대 청년 가구의 비중이 높다. 이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인구 구조 변화와 관련이 깊다. 청년층은 학업이나 취업을 위해 독립하는 경우가 많고, 고령층은 배우자의 사망이나 자녀와의 별거로 인해 혼자 산다. ▼고령층 1인 가구는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으로 인해 고독사, 우울증 등의 위험이 크다. “외로움은 가장 잔혹한 형벌”이라는 말이 있듯, 홀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가장 큰 적은 경제적 어려움이 아니라 정서적 고립일지도 모른다. 반면 청년층 1인 가구는 높은 주거비와 불안정한 일자리로 인해 생활의 질이 떨어진다. 연령대별, 소득 수준별로 맞춤형 지원 정책이 나와야 할 때다. 1인 가구를 단순히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삶을 선택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 나가야 하지 않을까. ▼‘함께’라는 가치는 혈연이 아닌 사회적 관계 속에서도 충분히 실현될 수 있다. 문학가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고독은 사람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했다.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사회에서 우리는 서로를 비추는 거울이 될 때 공동체 의식이 살아난다. 더 많은 이가 외롭지 않도록, 그리고 이들이 안정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개인을 위한 사회적 연대가 필요한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