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감(인플루엔자) 대유행으로 혈액 수급난에 이어 사망자 급증으로 인한 장례식장·화장장 대란까지 일어나고 있다. 보건당국은 이번주부터 시작하는 설 연휴가 감염병 확산세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설 연휴 전후 유행 절정 예측=새해에도 지역 대형병원과 일반 병·의원에 독감 환자들이 넘쳐나고 있다. 강원도가 지역 12개 의료기관을 표본감시한 결과 도내 인플루엔자 감염병 발생건수는 올해 1월 최초 2주간(2024년 12월29일~2025년 1월11일) 2,81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56건 보다 1,860건, 200% 가량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당국은 최소 6일간 이어지는 설 명절 연휴 전후로 독감 대유행이 절정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구 대이동 및 겨울철 밀폐된 실내공간 내 바이러스 전파에 따라 인플루엔자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
■적정 혈액보유량 위기=겨울철 외부활동 감소로 헌혈 참여율이 감소한 가운데 독감까지 퍼지면서 혈액 수급난이 가중되고 있다. 강원혈액원에 따르면 22일 0시 기준 혈액보유분은 A형 3.9일, B형 7.9일, O형 4.7일, AB형 3.5일 등 평균 5.1일이다. 새해 들어 점점 줄어들어 앞으로 수일 내 적정 혈액보유량(5일)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025년도 강원지역 헌혈실적도 지난해 일평균 대비 87.7% 수준에 불과한 350.3건에 그치고 있다. 대규모 독감 유행과 설 연휴에 따라 혈액보유량은 가파르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독감 환자는 완치되고 4주 이후 헌혈에 참여할 수 있다.
■빈소 입실대기에 화장시설 풀가동=독감에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자 중심으로 사망자도 증가, 강원지역 장례식장과 화장장도 예약 대란이 이어지고 있다. 춘천의 한 장례식장은 22일 오전 기준 8개 빈소가 모두 만실이 되고 입실대기까지 있었다. 강원지역 8개 화장시설 34개 화로 역시 이날 기준 100% 가동됐으며 춘천·원주·강릉을 중심으로 23일과 24일에도 예약이 가득 찼다. 전국적인 화장장 포화상태로 강원지역에서 원정 화장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강원도와 시·군 화장시설 관계자는 “현재 강원지역 거주자들이 우선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해 화장장 대란에 지역 주민들은 큰 영향이 없다”면서도 “사망자가 계속 늘어나 화장시설 사용이 급증하게 되면 운영시간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