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신년 특별 인터뷰]김진태 지사 “어수선한 시국에 입장 바꾸는 사람들 많아”…“행정은 날 반대한 사람들과도 함께 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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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탄핵정국에 입장 왔다 갔다 하는 사람 많아…맡은 바 소임에만 전념
입법 사법 행정 거쳤지만 행정 가장 어려워, 날 반대한 사람도 함께 가야
작년 강원FC 준우승, 청소년올림픽 성공, 전국체전 7위 등 ‘사이클링 히트’
경기 어렵지만 강원경제 전국 2배 성장률…내년 예산 70% 상반기 집행
올해는 용문~홍천 광역철도, 영월~삼척 고속도로 건설 반드시 확정 지을 것

2025년, 120년만의 을사년이 도래했다. 새해가 되면 습관적으로 희망을 그리지만 지금 정국과 민생경제에는 불안과 긴장이 가득하다.

그 어느 때 보다 정치와 행정의 역할이 중요한 시기다. 임기 후반기를 맞이한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는 새해 강원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묵묵히 소임을 다하며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대담=심은석 편집국장

김진태 지사가 27일 강원자치도청 통상상담실에서 심은석 강원일보 편집국장과 인터뷰하고 있다. 신세희기자
김진태 지사가 27일 강원자치도청 통상상담실에서 심은석 강원일보 편집국장과 인터뷰하고 있다. 신세희기자

■임기 후반기에 접어든다. 소감과 각오는=“첫 출근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2년 6개월이 지났다. 마치 ‘두달 반’처럼 지나간 것 같다. 다사다난했지만 돌이켜보면 강원도에 경사가 더 많았던 감사한 시간이다. 지난해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꼽으라면 강원체육의 ‘사이클링 히트(야구에서 한 선수가 한 경기에서 1루타, 2루타, 3루타, 홈런을 모두 쳐 내는 것)’다. 1월 2024강원청소년동계올림픽 성공 개최가 1루타, 파리 하계올림픽 강원전사들의 선전은 2루타, 전국체전 종합 7위, 메달 집계 4위는 3루타였다. 지난해 강등 위기에서 가까스로 벗어나 올해 우승을 바라보기 까지 하며 한편의 ‘동화’와 같았던 강원FC 준우승은 홈런이다. 새해 맞아 다시 한번 신발 끈 고쳐 매며 ‘심기일전’하겠다. ‘도민 행복’과 ‘강원 발전’을 마음에 품고 최선을 다해 뛰겠다.”

■12·3 비상계엄과 탄핵정국 속에 유독 정치적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 이유가 있나=“국회의원처럼 표결을 해야한다면 판단을 하겠지만 지켜봐야 하는 입장에서 답변하기 곤란한 부분이 있다. (정치인들 중에는)입장이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럴거라면 차라리 묵묵히 맡은 바 소임에 전념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다.”

■조기 대선에 뛰어들려는 광역지자체장이 많다. 혹시 관심은 없나=“(딱 잘라) 없다. (대선에 관심을 보이는 정치인들이)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해서 얘기하면서도(대선출마 의사를 밝히는 것은) 아직 (탄핵소추)절차가 진행 중인데 그렇게 말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검사와 국회의원을 거치며 입법, 사법, 행정을 모두 경험했지만 무엇 하나 아직 제대로 한 것이 없다. 그 중에서도 행정이 제일 어렵다. 행정이라도 제대로 해보려고 노력 중이다. 행정은 저를 지지해 주셨던 분들뿐만 아니라 반대하셨던 분들까지 모두 함께 가야하는 것이다.”

■연말 민생경제, 특히 자영업자들의 상황이 어렵다. 새해 경기 부흥책이 있는지=“경기는 어렵지만 강원도 지역내총생산이 사상 최초로 62조원을 돌파했다. 강원도의 경제성장률(2.7%)은 전국 평균(1.4%)의 2배다. 모두 도민 여러분들 덕분이다. 올해 예산의 70%를 상반기에 집행할 예정이다. 강원 경제 주축인 23만 중소기업, 소상공인 위한 자금을 신속·확대해서 투입하겠다. 중소기업 육성자금은 지난해보다 470억원 확대하고, 2,000억 원 규모인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은 예년보다 앞당겨 1월 중 1,500억원을 조기 공급하겠다. 영세소상공인 우대금리 0.5%를 추가 적용하고 모바일 강원상품권 확대 발행, 온라인 쇼핑몰 기획할인전,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 등 내수경기 활성화를 위한 ‘소비 활력 정책’에도 집중하겠다. 특히 올해와 내년 ‘강원방문의 해’를 선포해 방문객 ‘2억 명’ 시대를 열 것이다.”

■반도체와 수소, 바이오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괄목할 성과를 보이고 있다=“더 이상 감자만 팔던 강원도가 아니다. ‘미래산업 글로벌도시’로 나아가는 중이다. 반도체, 바이오, 수소, 미래차, 푸드테크(연어, 곤충) 등 5대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산업지도를 다시 그리고 있다. 전 세계가 달려드는 첨단산업에 우리가 발맞춰나가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낀다. 2년 전만 해도 상상 못 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동시 추진 중이다. 반도체 클러스터는 9개 국비 사업에 총 2,000억원을 확보했다.

국내 최초 바이오 전략산업 특화단지, 수소 특화단지에 지정됐다. 횡성을 중심으로 중부권 유일 미래차 거점단지를 조성 중이며 세계 최초 연어 전 공정이 집약된 연어 클러스터도 구축했다. 춘천 지속가능 친환경 사업에 곤충산업 거점단지를 선정했다. 최근엔 국방벤처센터를 유치해 강원형 방위산업의 발판을 마련했다. 내년에는 방위산업 클러스터 유치에 도전한다. ‘미래산업’은 도민의 행복과 직결되는 먹거리다. 이제는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해야 한다.”

■올해 역점을 두고 추진할 SOC 사업을 꼽아달라=“강릉~부산 동해선 열차가 새해 첫날부터 운행한다. 4일까지 승차권이 이미 모두 매진됐다. 삼척~강릉 구간 고속화사업까지 추진 중이다. 동해선 전 구간 고속 철도망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춘천~속초 동서고속철도 전 구간이 착공해 2027년 준공을 앞두고 있다. 서울~속초 99분, 접경지역, 영동북부지역 ‘1시간 수도권 시대’가 열린다. 올해는 용문~홍천 광역철도 예타를 반드시 통과하겠다. GTX-B 춘천연장은 2030년, GTX-D 원주신설은 2035년 개통이 목표다. 동서 6축의 완성 영월~삼척 고속도로는 청신호 켜졌다고 생각하고, 후속 절차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제2경춘국도는 상반기 기재부 총사업비 증액 승인을 받아 하반기에 착공하겠다. 춘천 서면대교 역시 올해 첫 삽을 떠 2029년 개통한다.”

■도청사 이전, 행정복합신도시에 대한 기대만큼 우려도 크다=“126년 만의 청사 이전이다 기대도 우려도 많으시겠지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2022년부터 신청사 건립 운영 기금을 적립 중이다. 현재 868억원을 조성했다. 토지 보상 3개월 만에 절반 이상 보상을 마쳤다. 신청사와 배후단지는 ‘미래 100년 비전’을 내다봐야 한다. 타 지역의 도청 이전 사례에서 알 수 있듯 배후도시 조성이 필수다. 경북도청이 300만평의 배후단지를 조성했고 우리 도는 30만평으로 10분의 1 규모다. 지금 당장 어렵다고 주저앉으면 나중에는 더 큰 소모가 필요하다. ‘분양이 안 되면 어떡하나’ 우려가 있지만 도청, 법원, 검찰청 이전이 확정됐고 다수 기관과 협의 중이다. 30만평 중 9만평, 30%만 남았다. 입주 기관이 확정될 때마다 도민께 알려드리겠다. 행정복합도시는 춘천 인구 ‘30만’, 강원 인구 ‘200만’ 시대를 열어줄 키로 구상은 마쳤으며 올해 실행에 돌입하겠다.”

■올해 한국공공브랜드 리더십 대상을 수상했다. 스스로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숙원사업을 해결하고 미래산업 기반을 재편하기 위해 노력한 것을 알아주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도민 여러분들이 피부로 체감하실 수 있는 변화들로 보답해야 한다. 경기도 좋지 않고, 정국도 어수선한 요즘 차분히 도민 ‘일상 안정’에 집중하겠다. 지방행정의 담당자로서 묵묵히 소임을 다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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