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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원주문화포럼]원주에서 문화·예술로 살아남기 위해 머리 맞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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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원주 남산골 문화센터에서 열린 2024 원주문화포럼에서 발제에 참여한 문화·예술인들이 방청객과 종합토론을 하고 있다. 원주=신세희 기자

'원주에서 문화·예술로 살아남기'를 주제로 한 2024 문화예술포럼이 17일 원주 남산골문화센터 진달래홀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은 코로나19 팬데믹을 넘어선 상황에서 지역에서 문화·예술 확산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문화기획자의 고충과 지역 문화 발전방향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또 문화예술활동의 수용자이면서 주체인 지역민 입장을 살피는 자리가 됐다.

◇권순석 문화컨설팅 바라 대표 (좌장)

■참석자

◇좌장=△권순석 문화컨설팅 바라 대표

◇패널=△추미경 (사)문화다움 대표 △이태성 속초문화관광재단 도시기획팀장 △구문모 한국문화예술위원 △강영규 전 춘천마임축제 총감독 △우지연 하루의축 대표 △심오섭 강릉단오제 전승교육사 △김윤섭 예술나눔 공익재단 아이프칠드런 이사장

■세션1. 창의적인 지역문화 만들기의 전제

△좌장(권순석 대표)=원주에서 문회예술로 살아남기를 이야기하는데 창의적인 지역문화 만들기의 전제인데 그 전제가 무엇일까 고민되는 지점이 있다. 창의로운 사고를 하기 위해선 기존 질서를 되짚어봐야 한다. 과연 전문가들은 어떨지 이야기를 들어보겠다.

◇추미경 (사)문화다움 대표

△추미경 대표=지역문화를 창의적으로 만든다는 것의 전제에는 도시 미래를 결정하는 시민들의 문화의 힘이 있어야 한다. 지역 문화를 명사가 아닌 동사로 보면서 동시대 감각으로 지역을 읽고 문화를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 원주시의 법정문화도시 정책도 그중 하나다. 많은 유산들이 단절, 파괴, 왜곡됐다가 지역문화진흥법 이후 지역 주도 정책화라는 전환점을 맞았다. 다만 너무 경쟁적이고, 일관성이 없고, 성과주의 위주의 이슈도 있었다. 이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진정한 문화도시정책이 마련된다. 지역이 필요한 시대정신에 부합한 지역 독자적 문화정책계획으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는 지역과 정책을 동사로 인식하고, 창의적 지역 문화는 원주에 살고 있는 모든 주체가 지역의 문화로 연결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이태성 속초문화관광재단 도시기획팀장

△이태성 팀장=속초는 대한민국 문화도시를 진행하고 있다. 그것은 기존의 시민력을 바탕으로 만드는 문화도시가 아닌 문화를 가지고, 지역의 경제발전을 가져갈 수 있는 역할을 요구받는게 현재의 문화도시인 것 같다. 물론 그 과정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인접한 지자체와 상생하면서 인근의 고성, 양양과 함께 경계는 무의미하다. 단순히 합친 것이 아닌 기존의 생활권과 경제권까지 공유 중이다. 지역 크리에이터들에게 각 지역의 특색을 들어봤는데 이를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해 그들의 이야기를 담은 박람회, 컨퍼런스 등을 마련했다. 그만큼 창의적인 지역문화를 만들기 위해 청년들에게 온전히 맡기고,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좌장=문화와 예술 사이에 점이 찍혔는데 문화 예술을 하나의 단어처럼 혼용하지만, 너무 한정적 개념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는데, 이런 뉴노멀 시대에 지역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화두를 던져준 것 같다.

■세션2. 새로운 축제의 등장, 지역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구문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의원=올해 축제 트렌드의 특징을 살펴본 결과 먹거리, K-콘텐츠, 야간축제, 로컬 힙, 협업 등 5가지 키워드로 볼 수 있었다. 축제는 문화와 경제가 공존해야 하는데 먹거리는 올해 뚜렷하게 나온 트렌드다. 특히 문화는 먹거리를 뺄 수 없는데 이런 현상 때문에 이색적인 먹거리 축제가 인기를 끌었다. 또 한류 열풍을 활용해 K-컬쳐 요소를 접목, 외국인 방문객을 유치한다. 야간 축제도 활성화되면서 지역 경제에 상당부분 기여하고 있다. 또 MZ세대 사이에서 지역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성인 로컬 힙을 찾는다. 대기업과 크리에이터 등과 협력해 축제의 품질을 높이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좌장=기존의 축제와 더불어 새로운 축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데 이를 트렌드 키워드를 중심으로 설명했다. 키워드 중 힙이라는 단어가 있었는데 가장 힙했던 축제인 춘천마임축제를 이끈 당사자의 이야기를 들어보겠다.

◇강영규 전 춘천마임축제 총감독

△강영규 전 총감독=파리지앵, 뉴요커 서울러 등 단어처럼 도시의 특색과 문화생활을 즐기고, 이를 과시하는 것이 삶의 즐거움인 시대다. 지금은 자발적으로 1인 가구를 택한 사람이 많은데 핵 개인의 시대가 성큼 와버린 것 같다. 각자 환경과 이야기는 다른데 지금의 MZ세대는 사람이 싫어서가 아닌 관계가 싫어서 나를 나답게 하는 축제가 성공한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의 환경 속에서 축제나 문화예술이 기획되려면 더 작게, 가깝게, 따듯하게 기획되어야 한다. 게다가 단순한 참여와 동원이 아닌 의미와 가치 확장성에 동의하는 기관, 기업, 개인 참여의 촉매와 매개로서의 축제의 기능인 퍼실리테이션의 기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세션3. 지역민이 문화·예술을 어떻게 즐겨야 하나

△좌장=문화와 예술의 핵심 당사자로 시민을 꼽을 수 있다. 수용자 관점을 넘어서 대중과 시민과 호흡할 때 격이 만들어진다 생각한다. 문화와 예술이 일상으로 어떻게 가져올 지를 들어보겠다.

◇우지연 하루의축 대표

△우지연 대표=지역민이 문화예술을 즐기고 누리는 것을 넘어 직접 만드는 주체가 되고 있다. 더 나아가 문화예술을 즐기고 만드는 것에 이어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대가 아닌가 여겨진다. 문화의 기본은 관계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상, 동네 속으로 들어가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개인을 살피고, 그 개인 간의 존중과 적당한 거리 유지로 이루어지는 공동체에 대해 상상해봤다. 문화적 삶은 그것이 나를 돌보는 것이 들어가야 한다. 이제는 문화 프로그램의 방향이 어딘지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는 방향이 필요하고, 가장 중요한 게 말하기와 듣기다. 공감이나 소통이라는 문제에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내 삶을 표현하는 것에 대해 말하는 방법은 학교 등에서 배우기보다 문화예술을 통해 배울 수 있다고 여긴다.

◇심오섭 강릉단오제 전승교육사

△심오섭 전승교육사=주민들이 문화예술을 즐기고 있지만, 그 중 축제는 동아리, 공연 등 모든 참여 형태를 종합적으로 담고 있다. 특히 강릉단오제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지역 대표축제로 지역민에게는 자부심을, 어린이들에게는 전통문화를 배우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지자체별로 다양하고, 특색있는 축제를 마련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우후죽순 확대되면서 축제가 가진 내재적 가치가 왜곡되고, 방문자 수와 경제적 파급효과에만 집중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결국 주민이 문화예술을 즐길 일상을 만들고, 축제를 위해 고유성과 차별성을 전제로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야 한다. 그 속에서 향유자, 매개자, 기획자 등의 다양한 주제로 공연, 전시, 체험 등의 다채로운 방안과 함께 지역사회와 내가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는 경험의 장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김윤섭 예술나눔 공익재단 아이프칠드런 이사장

△김윤섭 이사장=예술은 최근 공헌적인 역할을 하고 있지만, 얼마만큼 가치가 있을지 곱씹어보면 이야기가 달라질 거 같다. 예술이 돈이 되려면 창작자와 수요자가 균형있게 발전해야 한다. 하지만 이 부분이 등한시되고 있다. 단순히 예술 공간이 마련되는 게 아니라 이를 채울 수 있는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유명한 예술가의 작품은 수천억원을 육박하는데 허무한 이야기같지만, 예술가 1명의 부가가치가 여실히 보여주는 부분이다. 공공예술 역시 성공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예술의 역할 중에 창작 주체자인 예술가에게 어떤 역할을 부여했을 때 자존감을 회복하고 수혜자들과 어떤 하모니를 이룰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그래서 공공기관과 정부에 바라는 것은 증발성, 실적 위주보다는 지속 가능한 주최자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제일 중요한 것은 지역 정체성을 살린 예술 콘텐츠가 개발이되고, 창작가 발굴, 수요자 창출이 뒤따라야 한다.

△좌장=민관 주도의 축제와 예술의 가치 등을 설명해주면서 깊은 이야기를 요하는 것인데 전반적인 원주의 문화예술의 화두를 던졌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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