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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멧돼지 포획 포상금…엽총 오발사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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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횡성서 엽총 오발사고로 인한 중상자 속출
전국 수렵용 총기 사고 40건…15명 목숨 잃어
지자체 별도 포상금 제공 이후 미숙련 엽사 늘어
“면허 자격 강화와 열화상 드론 보급 확대 필요”

◇지난 7월8일 밤 11시10분께 횡성군 공근면 부창리 마을회관 인근 산에서 C(57)씨가 유해조수 구제 활동 중 동료가 쏜 엽탄에 안면부를 맞아 중태에 빠지는 사고가 있었다. 사진=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 제공

속보=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을 막고자 지자체가 앞다퉈 야생동물 포획 포상금제를 도입한 이후 미숙련 엽사들의 오발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여름에 이어 횡성에서 또다시 엽총 오발사고로 인한 중상자가 발생하면서 안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27일 오후 8시52분께 횡성 갈풍리 마을회관 인근 야산에서 유해조수 구제 활동 중이던 A(65)씨가 쏜 엽총 산탄에 동료 B(58)씨가 허벅지를 맞았다. B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B씨가 멧돼지 쪽으로 뛰어들어 사고가 났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조사 중이다.

앞서 지난 7월8일 밤 11시10분께에도 횡성 부창리 마을회관 인근 산에서 C(57)씨가 유해조수 구제 활동 중 동료가 쏜 엽탄에 안면부를 맞아 중태에 빠지는 사고가 있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발생한 수렵용 총기 사고는 총 40건으로 전체 총기 사고(58건)의 69%를 차지했다. 이들 사고로 총 15명이 목숨을 잃었다.

엽총 오발사고가 늘어난 이유는 지난 2019년부터 지자체가 ASF 확산을 막기 위해 환경부와 별도로 최대 40만원 이상의 포상금을 제공하면서 이를 노리는 미숙련 엽사들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농민들 사이에서는 농작물 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엽사들이 필요하지만 면허 요건 강화 등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30년 경력의 엽사 D씨는 “예전에는 별도의 포상금이 없다 보니 무리하게 수렵에 나서는 경우가 적었다”며 “지자체 포상금이 생긴 이후 부업이나 취미 활동으로 수렵에 나서는 미숙련 엽사들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도에 따르면 강원지역 1종 수렵면허시험 합격자는 2022년 84명에서 지난해 58명으로 줄었다가 올해 들어 28일까지 72명으로 다시 늘고 있다.

최진호 야생생물협회 이사는 “필기시험 점수를 60점 이상 받고 4시간 분량의 강습만 수강하면 누구나 1종 수렵 면허를 발급받을 수 있다. 자격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며 “멧돼지 위치를 미리 파악할 수 있는 열화상 드론 보급을 확대하고 안전교육 횟수를 늘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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