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강원교육당국이 예산 부족으로 ‘비상금’인 교육기금에서 5,000억원을 꺼내 써야 할 처지에 놓였다. 필요 예산은 늘어나는데 세수결손으로 정부 교부금은 거의 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7일 본보 취재 결과에 따르면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의 내년 예산은 올해보다 2,000억원 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내년 각종 시설 공사가 본격화되면서 1,000억원대의 필요 예산이 늘고, 인건비 인상 및 신규사업으로 인한 예산 증가분이 반영됐다.
하지만 내년 교육교부금은 올해와 거의 같거나 소폭 증가에 그칠 것으로 추산돼 올해에 이어 또다시 그동안 축적한 기금으로 예산을 메워야할 상황이다. 교육당국에 따르면 내년 기금에서 꺼내 사용해야 할 액수는 4,000억~5,000억원 규모다. 올해 사용한 4,075억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교육청은 지난해말까지 총 1조7,801억 원의 기금을 조성했지만, 올해 예산이 부족해지자 4,075억 원을 빼내면서 잔금이 1조3,726억 원으로 줄었다. 내년 5,000억 원에 달하는 기금을 또 사용하면 내년 말 기금 규모는 1조원 이하로 줄어들게 된다. 정부의 세수결손이 2년 더 지속되면 도교육청이 보유한 ‘비상금’은 바닥 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교육계는 장기간 적립해 온 교육기금이 세수 부족을 이유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강원도교육청 관계자는 “비상상황에 대비해 모아온 기금인 만큼 그 목적에 따라 쓰이는 데는 문제될 것이 없다”면서도 “기금이 고갈될 경우 결국 학생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는 만큼, 교부금 부족을 이유로 기금을 사용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