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책]이경자 소설가 ‘양양에는 혼자 가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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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바다와 산맥 사이의 어디쯤에 양양이 있습니다.”

양양출신 소설가 이경자가 신작 에세이 ‘양양에는 혼자 가길 권합니다’를 상재했다. 단순히 여행지를 소개하는 에세이를 넘어,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과 역사적 사실, 그리고 양양 곳곳에 얽힌 이야기들을 씨줄과 날줄로 촘촘하게 직조해낸 책이다. 고향을 향한 애틋한 그리움과 깊은 통찰이 가득 담긴 문학적 헌사라고도 할 수 있겠다. 작가는 마치 독자들이 자신과 함께 양양의 골목길을 거닐고, 푸른 파도가 넘실대는 해변에 발을 담그며, 웅장한 설악산의 기운을 느낄 수 있도록 따뜻하고 친근한 문체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책 속에는 작가가 오랜 시간 동안 양양과 함께하며 보고 느낀 모든 것이 오롯이 담겨 있다.

어린 시절 뛰놀던 골목길의 풍경, 푸른 파도가 넘실대는 해변의 아름다움, 그리고 웅장한 설악산의 기운까지, 작가의 발길이 닿는 곳마다 아련한 추억과 깊은 사색이 펼쳐진다. 특히 작가의 어린 시절 추억과 맞닿은 장소들은 독자들에게 따뜻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양양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은 독자들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며 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떠나는 듯한 설렘을 선사한다.

◇이경자 소설가. 사진=강원일보DB

이 책은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을 넘어, 양양이라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다룬다. 한국전쟁 이후 3만 명 이상 살아본 적 없는 곳, 한 세기가 지나지 않은 우리 역사의 상처가 묻혀 있는 곳, 새나 짐승이나 벌레는 다닐 수 있어도 사람은 다닐 수 없는 경계, 삼팔선으로 생긴 슬픈 사연들을 지닌 양양의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한다. 작가는 섬세한 시선으로 양양의 숨겨진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그 속에서 삶의 의미와 가치를 되돌아본다. 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통해 얻는 깨달음과 성장, 그리고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공존에 대한 메시지는 독자들에게 감동과 여운을 주기에 모자람이 없어 보인다. “햇살은 동서남북을 따로 가르지 않고 저의 온몸에 쏟아진다”는 작가의 말처럼, 독자들의 마음속에도 이 책의 따스함이 햇살처럼 스미기를 바라본다. 난다 刊. 238쪽.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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