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월 출신 박충훈 작가가 장편소설 ‘대한제국’을 상재했다.
작품은 조선 말 실존 인물인 충북 출신 무장 신헌과 그의 아들 신석희 병조판서, 손자 신팔균 장군에 이르는 3대 무인 가족의 서사를 중심으로 대한제국의 혼란기를 풀어냈다. 나라의 존폐가 위태로운 시기, 저마다의 방식으로 애국애족 정신을 실현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는 박진감 넘치는 소설로 재 탄생해 독자들을 만난다.
박충훈 작가는 이번 작품을 ‘리얼리즘 소설’이라고 설명했다. 치욕적인 역사의 과정을 실감나는 문체로 서술한 작품은 극 중 인물들을 통해 혼란스러웠던 당시의 현실을 실감나게 풀어내고, 독자들에게 역사의 무게감을 전한다. 특히 경성과 평양의 표창수들이 25년에 걸쳐 조선 통감과 총독을 비롯한 고위 간부들을 암살하는 과정은 구체적이고 현장감 있는 묘사로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왜곡된 역사인식이 피로를 넘어 절망을 부르는 시대, 박중훈 작가는 역사적 시각의 결핍과 현실에 대한 회피에 선을 그었다. 그는 소설의 기본적인 문법에 충실하면서도 등장인물들의 삶에 대한 깊이 있는 관찰을 통해 역사와 현실의 문제를 무게 있게 다뤘다. 시대의 절망 마저 생생하게 담아낸 그의 소설은 일제의 그림자가 국가의 외교권을 빼앗은 1905년부터 1925년에 이르는 세월 속에서 젊음과 피를 바쳐 헌신한 이들의 삶을 다시금 추모한다.
박충훈 작가는 작가의 말을 통해 “오천 년 역사의 한반도를 되찾기 위해 36년간 수많은 백성이 죽고 고통을 당했다”며 “역사에 가정은 없고, 없기에 슬픈 역사지만 잊어서는 안된다”고 전했다. 도화 刊. 151쪽.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