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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피플]‘광부엄마’ 전옥화 시인 자랑스러운 강원여성상 수상

‘제24회 자랑스러운 강원여성상’에 전옥화 시인
일흔에 한글 배워 문해학습자 최초로 시집 출간
탄광문학 대표 여성문인…본보 ‘광부엄마’로 조명

탄광문학계의 몇 안 되는 여성 문인인 시인 전옥화(77)씨. 열아홉의 나이로 선탄장에 들어간 전 씨는 20년을 꼬박 선탄부로 일하며 사남매를 키워냈다. 일흔을 넘겨 배운 한글로 그는 시를 써내려갔고, 일흔넷의 나이로 등단했다. 신세희기자

여성광부 출신 시인 전옥화(삼척) 시인이 제24회 자랑스러운 강원여성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강원특별자치도는 최근 심사위원회를 열고 전 씨를 올해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25일 밝혔다. 일흔을 넘겨 성인문해교실에서 한글을 배운 전옥화 시인은 도내 문해학습자 최초로 시집을 출간하는 등 꿈에 대한 열정과 의지가 돋보였다는 평을 얻었다.

1965년 삼척 도계 대방탄광의 선탄부로 탄광에 첫발을 디딘 전 시인은 이후 15년간 금화광업소‧삼마광업소 등에서 선탄부 생활을 이어갔다. 일흔이 돼서야 성인 문해학교에서 한글을 배운 그는 당시 문해학교 교사였던 박군자 시인에게 시를 배우며 문학의 길에 접어들었다.

탄광문학계의 몇 안 되는 여성 문인인 시인 전옥화(77)씨. 열아홉의 나이로 선탄장에 들어간 전 씨는 20년을 꼬박 선탄부로 일하며 사남매를 키워냈다. 일흔을 넘겨 배운 한글로 그는 시를 써내려갔고, 일흔넷의 나이로 등단했다. 신세희기자

2018년 전옥화 시인은 강원 문해학습자 최초로 첫 시집 ‘바람같이 지나간 세월’을 펴냈다. 이후 그는 2022년 대산문학 제36회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정식 등단, 지난 1월 (사)중앙진폐재활협회와 탄광문학집 ‘도계는 마지막 탄광촌이다’를 발간하는 등 탄광문학의 명맥을 잇고 있다.

강원일보 창간 79주년 특별기획 보도 ‘광부엄마’(본보 5월8일자 보도)를 통해 소개된 전옥화 시인은 당시 선탄부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회고하며 전국적인 관심을 얻었다. 특히 전 시인은 동명의 다큐멘터리 영화 내레이션에 참여, 여성 광부의 애환의 삶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선탄부 시인 전옥화씨의 첫 시집. 신세희기자

전옥화 시인은 “배우지 못한 서러움을 늘 안고 살던 나에게 글로 마음을 표현하는 것은 평생의 소원이었다”며 “이번 수상으로 고단했던 지난 세월이 위로받는 듯하다. 나의 글을 응원해준 분들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몸이 허락하는 날까지 계속 시를 쓰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도는 이날 제26회 강원특별자치도 평등문화상 수상단체로 사회적협동조합 ‘안부를 묻다(대표:노영희)’와 ‘양양군재향군인회(회장:전진찬)’를 선정했다. 시상식은 다음달 6일 양양종합운동장 국민체육센터에서 개최되는 ‘제28회 강원양성평등대회’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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