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강원일보 독자위원 제2차 회의가 지난달 31일 강원일보사 3층 소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회의에는 8명의 위원 중 6명이 참석해 7월 한달간 보도된 강원일보 기사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나누고, 개선책을 제안했다.
△구봉진 위원장=“1차 회의 이후 한 달여 만에 다시 뵙는다. 꾸준히 강원일보를 구독해왔지만, 독자위원이 되고 나니 약간의 책임감을 가지고 기사를 읽게 된다. 그동안 강원일보를 보시면서 말씀하시고 싶은 내용이 많으셨을 것 같다. ”
△정재웅 위원=“지난달 30일자 ‘강원 용인산단 공급처 전락’ 기사는 강원자치도의 현안을 아주 적절하게 짚었다. 강원자치도도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시도하고 있지만 전력과 용수 확보에 대한 대안 제시 없이 선언적 주장만 나오고 있다. 국가 주요 시책에 대한 강원특별자치도의 입장과 대응 방안을 다룬 기획 기사가 주기적으로 보도됐으면 한다. 정부가 건전재정 기조를 표방하면서 강원특별자치도의 교부금 축소가 필연적으로 따라오고 있다. 새로운 재정 확보 방안에 대한 문제 제기가 주기적으로 보도야 하며, 신 세원 발굴 필요성에 대한 보도도 필요하다. 특히 강원특별자치도의 지향인 미래산업글로벌도시 종합 개발계획의 실현 가능성이나 재원 조달의 구체성에 대한 심층 보도를 이어갔으면 한다.”
△강승진 위원=“강원일보 지면이 주는 이미지에 대해 말하고 싶다. 지면을 차지하는 사진들의 주인공은 대부분 50대 이상의 남성이며 내용은 행사와 회의가 다수다. 지면의 편집 형태를 바꿀 수 없다면 사진만이라도 바꾸는 시도가 필요하다. 기사 역시 행정 기사가 대부분이고 ‘경쟁’, ‘유치’, ‘확보’ 등의 단어가 신문 대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이후 지역에 어떤 결과와 변화가 있었는지 심층적으로 다룬 기사는 찾기 힘들었다. 사업을 유치하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이후의 과정에 대해 감시자의 역할을 충실히 했으면 한다. 지면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은 온라인이다. 좋은 기사는 지역을 넘어 전국에서 공유되며 회자된다. 지면에서 다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담은 온라인 기사에 힘을 실었으면 좋겠다.”
△이무철 위원=“강원일보 모바일 구독자가 250만명을 기록했다. 모바일 홈페이지 중 도내 18개 시‧군 소식을 모아둔 지역란이 눈길을 끌었다. 한 주간 춘천‧원주‧강릉에만 900여 개의 기사가 올라왔다. 하지만 이 중 지자체에 대한 견제나 감시, 비판의 성격의 기사는 많지 않았다. 8일자 ‘춘천보건소장 1년 장기 공백’, 15일자 ‘원주시민대상 5년째 수상자 부재’ 등의 기사가 있었지만 그마저도 대안 제시는 없었다. 언론의 세 가지 사명 중 권력이나 공공기관에 대한 견제 감시 비판, 시민의 알 권리 충족이 있지 않나. 행정기관의 행사 소식이나 정부 정책을 전달하는 데에서 한 발 나아가 문제의식을 가진 기사들의 존재감이 커졌으면 한다. 독자들 역시 강원일보의 날카로운 비판에 관심을 가질 것이다.”
△황운기 위원=“다수의 언론사가 경영 위기를 직면한 시대, 현장의 기사 수 역시 과거에 비해 현저히 줄었다. 인력이 한정적이다 보니 기획보도나 심층 분석이 나오기 쉽지 않으며, 기자들이 보도자료에 의존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문화예술 분야는 보도자료의 완성도가 높을수록 기사화될 확률이 높다. 이미 다수의 언론사가 보도자료를 원문 그대로 기사화하는 상황에서 강원일보는 보도자료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내부적으로는 보도자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타파해야 한다. 동시에 소규모 단체나 시민단체들도 질 높은 보도자료를 작성할 수 있도록 교육을 진행했으면 한다. 강원일보 차원에서 지자체와 협력해 보도자료 작성 교육을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부탁드린다.”
△최성현 위원=“강원특별자치도의 정주인구는 감소하고 있지만, 문화‧예술‧관광으로 생활인구를 늘릴 방법은 아직 존재한다. 특히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강원일보가 기획취재한 ‘광부엄마’가 최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기자상을 수상했다. 완전 폐광을 앞두고 폐광지 관광산업 개발이 필요한 시기, 언론의 스토리텔링은 어느 때 보다 힘이 크다. 지역 발전을 위한 언론의 역할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30일 보도된 ‘국민 4명 중 1명 여름휴가에 강원 방문’ 기사는 강원 뿐만이 아닌 전국 독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이제 강원일보는 지면으로 도민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온라인으로 전국 독자들에게 강원을 소개하는 투 트랙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기존 틀에서 벗어나 전국 독자들의 감각을 깨우는 다양한 시도들이 마련되길 바란다.”
△구봉진 위원장=“비판을 위한 비판이 아닌 강원일보의 발전 방향을 고민하는 의견들을 들으니 강원일보에 대한 위원님들의 애정이 느껴진다. 신문지면 사진 대부분이 50대 이상 중년 남성들이라는 지적에 저 역시도 깜짝 놀랐다. 오늘 모이신 위원님들 역시 대부분 중년 남성이지 않나(웃음). 강원특별자치도의 균형발전을 위해 주장 전달을 넘어 팩트체커의 역할을 하는 심층 기사가 필요하다는 말씀에도 동의한다. 나아가 젊은 감각의 편집과 온라인 환경의 적극 활용을 통해 강원의 매력과 가치를 전국에 알릴 수 있길 바란다.”
△심은석 편집국장=“가감 없는 평가 감사드린다. 내‧외부적 한계에 부딪히던 문제들을 지적해 주셔서 숙제를 한 아름 얻은 것 같다. 도내 18개 시‧군의 다양한 쟁점을 다루다 보니 심도 있는 기획보도는 부족했다. 언론의 비판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성찰 역시 신문사 내부에서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지역의 현안들을 장기적으로 쫓으며 지속적인 후속보도 및 기획보도를 이어가겠다. 주 독자층의 연령대가 높아짐에 따라 신문 지면이 고루해지는 것 역시 사실이다. 관련 부서와 협의해 다양한 독자층의 눈높이에 맞는 편집을 구상하며, 인터넷과 포털을 적극 활용하는 방법도 고려하겠다. 오늘 회의 내용이 신문 제작에 잘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