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파리 올림픽]파리 한복판에서 ‘한복·BTS·즉석사진’…“결국은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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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올림픽 기간 한국 문화 홍보하기 위해 파리 문 연 코리아하우스
닷새간 1만6,000여명 방문…음식, 음악, 영화, 전시로 K-문화 전해

◇파리 메종 드 라시미에 위치한 코리아 하우스 외관. 이현정기자

프랑스 파리 한복판에서도 ‘한복’, ‘즉석사진, ‘BTS’, ‘기생충’에 대한 열기는 뜨거웠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찾은 ‘코리아 하우스’는 한국 문화의 힘을 보여주며, 올림픽도 문화가 기반이 될 때 더 빛날 수 있음을 느끼게 했다.

파리 중심가의 메종 드 라 시미(화학의 집)에 조성된 코리아 하우스는 파리올림픽 대회 기간 한국을 알리는 근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문을 열어 닷새간 총 1만6,019명이 다녀가며 흥행중이다. 방문객 절반 이상이 외국인이었다. 이날 코리아 하우스 입장과 함께 본 것은 즉석사진 스튜디오 ‘포토이즘’에서 한국 올림픽 선수 이미지와 사진을 찍으려는 외국인들의 긴 줄이었다. 코리아 하우스에는 한국관광공사, 한국콘텐츠진흥원, 비비고, 카스, 하이브 등 15개 기관이 각자 대표 콘텐츠를 들고 참여했다.

◇코리아 하우스 내부 방문객들이 즉석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이현정기자

무엇보다 건물 중앙 로비를 장식하고 있는 전시가 마음에 와닿았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전통문화 전시 ‘댓츠 코리아: 시간의 형태’였다. 국가무형유산 보유자부터 현대작가까지 20여개 팀이 참여한 전시는 공간을 ‘형태의 시작’, ‘오늘의 형상’, ‘원형의 미래’로 나눠 전통의 미를 뽐냈다.

전시 중심부에는 달항아리와 함께 밀랍을 빚어 만든 ‘궁중채화’로 한국적 미의 조화로움이 표현됐다. 전통한복인 ‘답호’와 ‘당의’, 궁중과 사대부 여성의 대표적인 예복인 ‘원삼’과 한복에 어울리는 전통 장신구, 화협옹주 묘 출토 화장품을 재현한 전통 화장품도 소개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전통문화 전시 ‘댓츠 코리아: 시간의 형태’ 중 ‘원형의 미래’ 공간. 이현정기자

특히 ‘원형의 미래’로 불리는 신비한 공간에 이끌린 사람들이 많았다. 국가무형유산 누비장 故김해자의 손누비 장옷과 현대 과학 기술을 접목한 ‘키네틱 아트(움직이는 예술)’가 놓인 곳이다. 실을 자아내는 전통 길쌈 방식을 차분한 소리와 빛, 진동으로 재해석한 예술을 보면서 방문객들은 평안의 시간을 즐겼다. 한국도자재단 등이 참여한 3층 전시관의 작품들도 한국 도자예술이 가진 풍부함에 대한 이야기를 건넸다.

또 많은 방문객들이 몰린 곳은 씨제이(CJ) 홍보관이었다. 뉴진스K-POP과 드라마, 영화 콘텐츠들이 다채롭게 소개됐다. 이날 만난 Melane(19)씨는 “BTS와 블랙핑크로 한국을 먼저 알게 됐다”고 했고 Anj(26)씨는 한국 영화 중에 본 작품이 있느냐는 질문에 “기생충을 흥미롭게 봤다”고 말했다. Elea(17)씨는 남자 K-POP 그룹 이름을 대며, 잘 알지 못하는 기자에게 왜 그를 모르냐고 놀라기도 했다.

◇코리아 하우스 CJ홍보관 내부. 이현정기자

방문객을 맞이하는 한국인들도 코리아 하우스에서 일하고 있음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파리에 거주하며 스태프로 일을 하고 있는 이지원(26)씨는 “7년전에는 한국에서 왔다고 말하면 북한에서 왔느냐고 했는데, 이제는 영화 기생충, BTS와 블랙핑크 덕에 제대로 알아본다”며 “코리아 하우스가 타이밍 좋게 개관해서 반응이 엄청 뜨겁다. 현지인들이 출근하기도 전에 줄을 서 있다”고 말했다. 도자 전시 소개를 돕고 있는 반윤주(23)씨도 “조형예술을 전공하고 있는데 외국인들에게 한국 작품 전시 안내를 돕고 있어서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코리아 하우스 마당에는 음식을 판매하고 있고 함게 경기를 보며 응원할 수 있는 대형 스크린이 설치돼 있다. 이현정기자

경기가 중계되는 코리아 하우스 마당에도 한국 맥주와 함께 김치 만두, 떡볶이 등을 팔고 있어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모습이었다. 쉬지 않고 북적이는 코리아 하우스를 빠져나오며 이날 만난 김민경 댓츠코리아 예술감독이 건넨말이 맴돌았다.

“운동 경기가 펼쳐지는 올림픽이지만 결국 문화가 따라주고 기반이 되어줘야 체육도 더 부각이 되는 일 아니겠나.” 프랑스 파리=이현정기자

◇문화체육관광부의 전통문화 전시 ‘댓츠 코리아: 시간의 형태’ 예술감독인 김민경 예술감독이 작품 옆에 서 있다. 이현정기자
◇코리아 하우스 마당 전경. 이현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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