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3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렸던 올림픽 유도 57kg급 결승에서 허미미(경북체육회)를 꺾은 세계랭킹 1위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가 자신의 SNS에 악성 댓글을 남기는 누리꾼들에게 자제를 요청했다.
데구치는 1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댓글을 읽었더니 슬픈 감정이 들고, 내가 상대했던 선수들에게 미안한 느낌이 든다"며 "당신들이 아끼는 선수를 보호하려는 마음은 이해한다. 그러나 어떤 국가도, 어떤 선수도, 어떤 사람들도 의미 없는 싸움을 반기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부정적인 의견을 가지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상대를 겨누고 그 말을 퍼부을 필요는 없지 않나"라고 호소했다.
그는 "모든 선수는 최선을 다했고, 서로를 존중하고 꿈을 위해 뛰었다"라며 "팬들도 우리처럼 그렇게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캐나다-일본 혼혈 선수인 데구치는 지난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허미미를 반칙승으로 꺾고 금메달을 땄다.
당시 두 선수는 지도 2개씩을 받았고, 허미미가 메치기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위장 공격 판정을 받아 지도 3개가 누적돼 패했다.
위장 공격이란 실제 공격할 의도가 없으면서도 그런 것처럼 거짓으로 꾸미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놓인 선수가 그 상황을 면피하고자 '방어를 위한 공격'을 했을 때 위장 공격 지도를 준다.
당시 허미미의 적극적인 공격 시도는 불리한 상황이라 보기 어렵다는 반응이 다수였으나 심판의 판단은 허미미의 '위장 공격'이었다.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이 나오자 김미정 한국 여자유도 대표팀 감독은 "보는 관점이 다를 수 있지만, (개최지가) 유럽이라는 것이 (판정에) 조금 작용한 것 같다"고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당사자인 허미미는 "위장 공격일 줄은 몰랐는데 그래도 경기의 일부니까 어쩔 수 없다. 다음에는 그런 것을 잘 생각하고 유도를 하고 싶다"고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데구치 조차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서 마지막 지도 판정에 관해 "할 말은 없다"면서도 "더 나은 유도를 위해 우리가 바꿔야 할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본인 역시 판정이 석연치 않았다는 것을 내비친 셈이다.
그러나 데구치는 경기 후 일부 한국 누리꾼이 대회 결과에 불만을 품고 남긴 악성 댓글에 시달렸다.
몇몇 누리꾼은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을 적기도 했다.다른 입장을 가진 누리꾼은 애꿎은 선수에게 집단 공격을 하지 말자며 사과의 글을 적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 누리꾼들의 공격에 지친 데구치가 직접 자제를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