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탁구 혼합복식조 임종훈(한국거래소)과 신유빈(대한항공)이 12년 만에 2024 파리 올림픽 동메달을 수확했다.
임종훈-신유빈 조(3위)는 30일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혼합복식 3위 결정전에서 홍콩의 웡춘팅-두호이켐 조(4위)를 게임점수 4-0으로 물리치고 동메달을 따냈다.
신유빈과 임종훈은 호흡을 맞추고 불과 2년 만에 생애 첫 올림픽 메달을 합작했다.
한국이 올림픽 탁구에서 메달을 따낸 건 2012년 런던 대회 남자 단체전 은메달 이후 12년 만이다.
신유빈은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여자 단체전 3위를 차지한 당예서, 김경아, 박미영 이후 한국 여자 선수로 16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다.
어릴 적부터 갈고닦아온 탄탄한 기본기에 순발력, 파트너와의 좋은 호흡이 더해지면서 신유빈은 복식의 세계적 강자로 떠올랐다.
안재형 탁구 해설위원은 "신유빈은 연결력이 좋으면서 파트너를 받쳐주고 이어주는 플레이도 잘한다"면서 "예상치 못한 공에 대처하는 순발력도 좋다"고 말했다.
한때 '탁구 신동'으로 불리며 기대를 한 몸에 받던 꼬마가 '복식 천재'로 진화해 한국 탁구에 귀하디귀한 올림픽 메달을 선사했다.
전지희의 뒤를 이어 여자 탁구 '에이스'로 떠오르는 신유빈은 이번 대회 여자 개인전과 여자 단체전에서도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특히 8월 19일 입대 예정이던 임종훈은 이날 첫 올림픽 동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는다.
임종훈은 장우진, 조대성(삼성생명)과 함께 이번 대회 남자 단체전에서 두 번째 올림픽 메달에 도전한다.
앞서 3번 시드의 임종훈-신유빈 조는 16강전에서 당치우-니나 미텔함 조(11위·독일), 8강전에서 오비디우 이오네스쿠-베르나데트 쇠츠 조(8위·루마니아)를 연파하며 준결승전에 올랐다.
준결승에서는 중국의 세계 1위 왕추친-쑨잉사 조에 2-4로 석패해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려났다.
임종훈-신유빈 조는 지난해 월드테이블테니스(WTT) 방콕 16강전에서 웡춘팅-두호이켐 조를 한 차례 만나 이긴 전력을 토대로 초반부터 우위를 점했다.
왼손잡이 임종훈과 오른손잡이 신유빈은 둘 다 오른손잡이인 홍콩 조의 백사이드를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서브와 리시브, 공격의 예리함에서 완전히 상대를 압도한 임종훈과 신유빈은 점수를 올릴 때면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하며 분위기까지 가져갔다.
관중석 곳곳에 포진한 중국 팬들이 홍콩 조를 일방적으로 응원했지만, 임종훈-신유빈 조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리진 못했다.
힘 한번 못 써보고 무너지던 웡춘팅과 두호이켐은 4게임에서는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임종훈-신유빈 조는 3차례 듀스 끝에 매치포인트를 따냈다.
승리를 확정한 두 선수는 얼싸안고 메달의 기쁨을 나눴다.
결승 테이블에서는 왕추친-쑨잉사 조와 북한의 리정식-김금용 조가 우승을 다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