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나경원 "김건희 여사 문자가 당무개입? 정치적으로 미숙한것··· 대통령과 차별화하려는 욕심에서 비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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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등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 인터뷰
"상호 검증 과정에서 야당에 빌미 주면 안돼"
"정치적 미숙함이 이런 상황 불러왔다고 생각"
댓글팀 의혹엔 "말로 넘기지 말고 책임감 가져야"
"이재명 이기고 국회 투쟁해본 후보는 저 밖에 없어"
"개인적 생각 앞세웠다면 반윤의 우두머리 됐을 것"
"연판장 사건 가슴 아프지만 당을 위하는 마음으로"

◇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6일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한국지방신문협회 소속 기자들과 공동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취재단=경인일보 최은성 기자

국민의힘 나경원 당 대표 후보는 "김건희 여사 문자에 대해 스스럼없이 당무개입이라고 발언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정치적으로 미숙한 것"이라며 "전당대회의 상호 검증 과정에서 야당에 빌미를 주면 안된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지난 16일 강원일보 등 전국 9개 유력 일간지로 구성된 한국지방신문협회와의 공동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번 전당대회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른 김건희 여사와 한동훈 후보와의 문자 논란과 관련, "처음에는 정치 초보의 미성숙한 판단이라고 해석한다고 하더라도 이제는 결국 대통령과 차별화하려는 욕심에서 비롯된 계획적·의도적 행동이 아닌지 합리적 의심을 갖게 된다"고 비판했다.

■ 전당대회 판세를 어떻게 보고 있나= "걱정을 많이 하신다. 최근 일종의 폭력, 물리적 충돌까지 일어나지 않았나. 그래서 다들 전당대회 이후를 생각하고 결국 누가 통합의 당 대표가 될 수 있느냐를 보시는것 같다. 또 안정감을 줄 수 있는 당 대표에 대한 요구도 많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오랫동안 당에 있었고, 당을 잘 알고, 특정 계파에 휘둘리지 않는 저에 대한 신뢰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 야당이 '당무개입 게이트'를 들고 나오는 등 당 밖의 공세도 이어지고 있는데="후보 간 상호 검증을 할 수 밖에 없는데 이런 과정에서 빌미를 주면 안된다. 현재의 상황은 정치적 미숙함이 불러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건희 여사 문자에 관해서 '당무 개입이다' '내가 대답하면 국정농단이다' 이런 발언을 스스럼없이 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미숙한거다.

당무 개입이라고 쓸 수도, 볼 수도 없는 사안이다. 만약 미숙한 것이 아니라 알고 그랬다면 더 나쁜 것이다"

◇나경원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16일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한국지방신문협회 소속 기자들과 공동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취재단=경인일보 최은성 기자

■ 한동훈-김건희 여사 문자 논란은 어떻게 보고 있나="당시 김건희 여사 논란은 총선 정국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였다. 당사자가 사과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는데, 당 대표가 임의적인 판단으로 무시한 것이다. 총선 결과가 정무적 판단의 실패라는 것을 증명한다. 그 뿐만 아니라 과거 법무부장관 시절부터 여러 이상한 행태를 보였다.

처음에는 정치 초보의 미성숙한 판단이라고 해석한다고 하더라도 이제는 결국 대통령과 차별화하려는 욕심에서 비롯된 계획적·의도적 행동이 아닌지 합리적 의심을 갖게 된다"

■ 한동훈 후보의 법무부 장관 시절 댓글팀 운영 의혹도 불거졌는데="(지지자들의) 자발적인 의사 표현인데 본인이 어떻게 하느냐 말씀으로 넘어가고 계신데 문재인 전 대통령의 '댓글은 양념'이라는 말이 생각이 난다. 그냥 그렇게 말로 넘어갈 것이 아니라 조금 더 자제할 수 있도록, 좀 책임감을 가지셔야 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결국 어떤 특정인에 대한 리스크가 아니라 당의 리스크가 된다는 점에서 매우 안타깝다"

■ 한 후보의 전대 출마에 대해 "너무 일찍나왔다"고 발언했다. 어떤 의미인가="한동훈 후보는 우리 당의 자산이다. 다만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보는것이다. 다 각자 자기에게 맞는 자리가 있다. 현재 우리당 대표는 당 개혁과 차기 지방선거 승리 , 대통령 선거의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대통령 선거에 욕심이 있는 사람이 당 대표가 되면 내년 9월에 그만둬야 한다.

지난 2년간 우리당 대표가 8명이었다. 1년짜리 당 대표를 본인 욕심으로 한다는 건 안 맞지 않나. 원희룡 후보도 비슷하다"

■ 유일하게 이재명 대표를 이긴 후보라고 강조하는데= "제 지역구인 서울 동작구을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 대표가 8번 찾아와서 지원 유세를 하고 갔다. 다들 이기겠다, 변화하겠다고 하는데 이겨본 사람은 저, 나경원밖에 없다. 우리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외연 확장이고, 그 핵심은 수도권 민심을 얻는 것이다. 동작구는 굉장히 어려운 지역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번에 당선이 됐다.

말로만 해서는 안된다. 정치는 성과를 내야하는데 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경험 이 굉장히 중요하다.

무엇보다 탄핵이니 특검이니 지금은 온통 국회 투쟁이지 않나. 국회 투쟁을 해본 사람은 저 밖에 없다.

국회에서 대부분 전쟁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국회에서 어떻게 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 원외 당 대표로는 좀 한계가 있다.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가서 이야기할 수 있는 당 대표와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이 안 되는 당 대표는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단순히 원내대표만 가지고 일을 할 수 있는게 아니다.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전략을 잘 맞춰가면서 일을 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국회의원인 당 대표가 훨씬 더 유리하다. 훨씬 더 일을 잘할 수 있다.

이재명 대표는 본회의장에 들어가는데 우리는 못 들어간다? 이건 다르지 않겠나"

■ 지난해 전당대회 당시 ‘연판장 사태’가 있었고, 이번엔 용산의 당무 개입 의혹이 나왔다="사실 개인적인 생각을 앞세웠다면 반윤의 우두머리는 아마 나경원이 돼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저는 정치를 시작한 이후 늘 선당후사의 정신을 갖고 임했다. 어려운 선거 마다하지 않았고, 당이 쫄딱 망해갈 때 그 많은 탈당 러시가 있었어도 당을 지켰다. 당을 살아나게 하는 데 저는 역할을 했다고 분명히 자부한다.

지난해에도 출마를 강행했을 수도 있었지만 결국 당에도, 대통령에게도 부담이 된다는 생각에 사실상 1년동안 낙향한 것처럼 있었다.

섭섭함도 있었고, 연판장 사건은 굉장히 제 정치 인생에서 가장 아픈 일이지만 그래도 당을 위한다는 마음이 컸기에 그렇게 지나왔다.

당정은 운명공동체로 함께 움직이는 것이고, 불필요한 꼬투리가 당을 망하게 한다. 한동훈 후보는 본인 캠프에 있는 연판장 사태 주도자들의 진면목을 직시해야한다. 그 분들이 있는 가운데 학폭 가해 운운하는 것은 진정성 결여됐다고 본다

◇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6일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한국지방신문협회 소속 기자들과 공동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취재단=경인일보 최은성 기자

■ 여론조사에서 한동훈 후보와의 격차가 상당하다. 극복할 수 있는가="여론조사와 실제 투표결과는 다를 것이다. 현재 나오는 여론조사에 참여한 당원 비율은 실제로 얼마 되지 않는다.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무작위 추출했을 때 표집되는 국민의힘 당원 선거인단은 20명 안팎이라는 언론보도도 있었다.

2021년 전당대회 직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준석 전 대표에게 20%포인트 이상 밀렸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당원투표에선 제가 3.5%포인트 앞섰다. 당원투표 비율이 80%인 이번 전당대회, 현장에서 느끼는 표심은 전혀 다르다.

당 대표 선거는 결국 일할 사람, 잘할 사람, 이길 사람을 뽑는 것이다. 이미 제 지지율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고, 여론조사에서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매일 당원들이 계신 당협, 현장 속으로 찾아뵙고 있고, 당원 분들이 자신들과 동고동락하고 보수의 정당을 가꾸어온 저의 진면목을 인정해주셨다. 조용한 다수의 반향을 곧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분열된 당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힘, 그것이 최고의 전략이고 오직 나경원만 할 수 있다"

■ 다른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은? =" 연대나 단일화를 논의하지 않고 있다. 어차피 결선 투표라는 장치가 있기 때문에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이미 제가 양자대결 맞수로 굳히기에 들어갔다. 당연히 저에게 힘을 모아준다면 환영할 것이다. 하나 된 힘으로 보수재집권의 초석을 만들어가자는 말씀을 드린다"

■ 강원의 최대 현안은 강원특별자치도법 개정이다. 현실적인 법 개정 문제는 물론 타 지역과의 형평성 문제, 차별화 전략을 고민하고 있는 상황인데 강원도는 어떤 방안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는가="지난해 2차 개정을 했지만 137개 조문이 포함되었던 원안에서 절반 정도밖에 이루지 못했다. 현재 3차 개정을 앞둔 상황이다.

3차 개정 입법 과제는 총 54개인데, 미래산업 글로벌도시 비전 구체화를 위한 경제·산업 과제는 26개인데 이 가운데 ‘신재생에너지 자원의 공공활용’과 ‘핵심광물 산업화’, 평창동계올림픽경기장의 효율적 사후활용을 위한 관리주체의 전환 근거를 마련하는 등 강원만이 할 수 있는 산업 규제의 빗장을 이번에 확실히 제거해야 한다.

이와 함께 댐 주변지역을 폭 넓게 지원하고, 수생태계 복원계획 승인 권한을 자자체에 이양하여 추진 절차를 간소화하는 환경규제 보완도 시급하다.

또 강원의 농수산물은 전국 으뜸이다. 많은 소비자들이 접할 수 있도록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배제를 허용해 인건비와 유통단가를 낮추는 데 노력하겠다.

강원특별자치특별법 제정과 두 차례 개정 과정에 여야 협치가 빛났지만 그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 당 대표가 되면 강원발전에 필요한 법안을 당론으로 정해 집권 여당으로서 확실하게 지원하겠다"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취재단=강원일보 원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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