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 대란으로 시끄러운 요즘 난데없는 프레시 카데바(Fresh Cadaver) 논란이 일고 있다. 카데바는 쓰러진 것을 뜻하는 라틴어인 ‘Cadere’에서 유래된 단어로, 주로 연구 목적을 위해 기증된 해부용 시신를 가리키는 의학 용어로 쓰인다. 그런 카데바라는 단어 앞에 신선하다는 뜻의 프레시를 붙여 방부처리를 하지 않은 시신을 프레시 카데바라고 지칭한 것이다. ▼A사는 가톨릭대 의생명산업연구원과 연계해 기증된 시신으로 비의료인을 대상으로 한 유료 해부학 강의를 개설했는데 ‘카데바 클래스는 무조건 Fresh Cadaver(신선한 해부용 시신)로 진행됩니다’란 문구를 넣어 파장을 키웠다. A사는 논란이 되자 해당 프로그램을 커리큘럼 목록에서 삭제하고 강의를 취소했지만 지난 10일 젊은 의사와 의대생들의 단체 ‘공정한 사회를 바라는 의사들의 모임(공의모)’이 비의료인을 대상으로 유료 카데바 해부 강의를 연 A사를 경찰에 고발했다. ▼논란의 핵심은 ‘빅5’ 의과대학 중 한 곳인 가톨릭대에서 헬스 트레이너, 필라테스 강사 등 비의료인을 대상으로 한 카데바 해부 강의를 지난 1년간 유료로 진행했고 가톨릭대와 연계해 강의를 주관한 민간 업체는 ‘프레시 카데바’라는 표현을 강조하며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점이다. 의료계가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근거로 카데바 부족을 들고 있는 상황에서, 정작 특정 의대는 의학 발전을 위해 기증된 시신을 의료와 무관한 목적으로 활용해 온 셈이니 유족들의 배반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며칠 전 사랑하는 나의 시아버님이 하나님의 품에 안겼다. 간암으로 고생했던 시아버님은 돌아가시기 전 시신 기증 유언서를 작성하고 가족들을 설득했다. 시아버님이 돌아가신 뒤 아버님을 운구하러 온 울산대 의대 교수가 그 유언서를 보여주었다. ‘내 한 몸이 우리나라 의학교육과 학술연구에 밑거름이 되어 좋은 의사 양성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마지막 시신까지 기증한 고인의 뜻이 헛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