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노원희의 오래된 질문…“그림은 그냥 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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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박수근미술상 수상작가전
노원희 작가, 오는 11월3일까지 ‘출몰무대’

제8회 박수근미술상 수상자인 노원ㅁ희 작가

“제 작품이 세상의 불안을 조금씩 들이쉬고 내쉬는 것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제8회 박수근미술상 수상자로 선정된 노원희 작가가 지난 14일 양구 박수근미술관에서 열린 수상작가전 개막식을 진행할 당시 남긴 말이다. 우리의 세상사를 작품에 담은 노 작가는 ‘출몰무대’를 주제로 작품 활동에 오랜 영감을 받았던 ‘인간’에 대해 이야기한다. 전시에는 79점의 회화 작품과 설치 작품 2점으로 총 81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올해 새롭게 작업한 신작 10점도 포함됐다.

'제8회 박수근미술상 수상작가전 노원희:출몰무대' 가14일 양구군립 박수근미술관에서 개막했다. 이번 전시는 11월 3일까지 이어진다. 신세희기자

그는 대학 입학 후, 학보사 기자로 활동할 정도로 주변 현상에 관심이 많았다. 정치와 사회, 경제 문제 등에 빠지지 않고 관심을 두며 자연스럽게 당대의 시대를 담는 작업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모순된 현실의 이면을 사회심리학적인 풍경으로 형상화했고, 세상사와 인간사를 한국 사회의 정치 사회 문제의 맥락 속에서 규명하고자 했다. 인간의 존엄성과 삶의 품위에 관한 근원적 질문이 그의 작품 근간에 살아 숨 쉰다.

현대미술관에서는 냉혹한 세상살이에 스며있는 불안과 공포, 좌절, 공허의 정서가 베어있는 작품을 펼쳤다. 무한한 시간과 이 시간을 따라 흐르는 존재의 영속적인 탯줄을 상상하게 만드는 노 작가의 ‘강물의 시간’은 삶을 향한 고통의 연속이다. 이어 인간의 삶과 사회 현실을 담은 ‘인간사 세상사’에서는 자본주의 사회의 삶의 불안과 부조리의 문제를 포착하며 작업해 온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지금의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을 향한 그의 심리적 갈등이 작품 ‘한숨’에 모두 투영됐다.

박수근 파빌리온에서는 ‘사장님 전화는 안 받아요’, ‘조선소 사고때문에’ 등을 통해 한국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에서 가장 심각한 노동착취의 양상을 보여주는 산업재해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는 산업재해를 직접 취재하고, 인상 깊었던 문장들과 생각들을 포스트잇에 적은 뒤 자신의 작품에 붙이는 등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민낯을 고발하기도 했다. 노 작가는 “정치 사회적 모순은 인류가 존속하는 한 항상 존재할 것이고, 그 가운데서 제가 보고 마주치고 부딪히는 문제들을 늘 마음에 담고 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수근미술상은 강원일보와 양구군, 동아일보, 박수근미술관이 양구 출신 국민화가 박수근(1914~1965년) 화백의 예술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해 매년 시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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