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제작비 30억 이상 개봉영화 37편 중 여성감독의 작품은 임순례 감독의 ‘교섭’이 유일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 영화인들은 여성에게 불리한 산업 구조가 만들어낸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여성 영화인 근로환경 및 경력개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개봉작 183편 중 여성 감독은 22.8%(49명), 여성 제작자는 24.8%(77명), 여성 프로듀서는 31.0%(71명), 여성 촬영감독은 8.1%(18명)으로 집계됐다.

2022년 기준 전국 대학 연극영화과의 여성 졸업생은 59%에 달했지만, 감독급 스태프 중 여성 비율은 극히 낮았다. 더욱이 이번 조사 결과 여성영화인들의 평균 연수입은 평균 2,443여만 원으로 2022년 전체 영화스태프의 평균 연수입인 3,020만원보다 낮았다.
여성 영화인들은 제작 현장 진입이 어려운 이유로 남성 중심의 영화산업 구조를 뽑았다. 도내 대학에서 영상을 전공한 뒤 촬영 스태프로 일하고 있는 A씨는 “구직과정에서 ‘우리팀은 여자 안 뽑는다’라는 말을 공공연하게 들었다”며 “무거운 촬영 장비를 들고 밤을 새는 일이 잦다는 이유로 영화계에서는 성별 고정관념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남성 중심의 산업구조 아래서 여성 영화인들은 대형 상업영화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2007년부터 2023년까지 100만 관객을 기록한 영화 중 여성 감독이 연출한 영화는 15편으로, 한 해 평균 1편이 채 되지 않았다.
이번 조사를 수행한 백미록 여성학 박사는 보고서를 통해 “남성 중심 영화산업에서 여성들은 배제되는 경우가 빈번하며 그로 인해 경력개발, 일할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 지원작의 경우 직군별 채용절차를 공식화하는 한편, 영화업에서 일한 경력을 증명할 수 있는 영화인 경력정보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