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17일부터, 대한의사협회가 18일, 연세대 의대 교수들이 27일부터 집단 휴진을 결의해 전국적으로 의료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강원지역 병·의원의 휴진 신청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와 시·군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병·의원을 대상으로 한 휴진 신고를 마감한 결과 18일 휴진을 밝힌 병·의원은 도내 전체 병·의원 800곳 중 3%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내 대학병원도 전면 휴진을 결정한 곳은 없다. 의사협회의 전면 휴진 방침에도 불구하고 도내 병·의원들의 휴진 신고가 적은 이유에는 수도권 등 타 지역에 비해 병·의원이 적어 환자들이 원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지리적 특수성 등을 고려한 도내 의사들의 환자를 걱정하는 배려심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환자 곁에서 생명을 지키고 직업 윤리와 책무를 다하겠다는 목소리는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치료 중단 시 사망 위험이 수십 배 높아지는 뇌전증 전문교수들로 구성된 ‘전국 거점 뇌전증지원병원 협의체’는 “아무런 잘못도 없는 환자를 위기에 빠뜨려선 안 된다”며 집단 휴진 불참을 선언했다. 전국 분만 병·의원 140여 곳이 속한 대한분만병의원협회도 집단 휴진 대신 정상 진료 방침을 내놨다. 대한아동병원협회도 환자를 떠나거나 진료를 멈출 순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마취통증의학회도 “필수적인 수술에 필요한 인력은 병원에 남아 진료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의사 집단 휴진에 대한 사회적 반발도 커지고 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집단 휴진으로 인한 진료변경 업무를 거부하며 휴진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분당서울대병원에도 휴진을 멈춰 달라는 ‘히포크라테스의 통곡’ 대자보가 게시됐다.
그러나 행정처분을 감수하고 휴진 신고를 하지 않은 채 병원 문을 닫겠다는 의사도 많아 실제 휴진에 동참하는 병·의원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도내 의사 절반 이상이 신고를 하지 않고 휴진에 참여할 것으로 보는 시각까지 있어 불안감은 여전하다. 환자를 살려야 할 의사가 환자를 투쟁의 수단이나 도구로 삼는 일은 없어야만 한다. 의사들이 가장 약자인 환자들을 볼모로 휴진을 강행하겠다는 건 의사이길 포기한 채 잇속만 챙기겠다는 뜻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의사들은 강경파의 선동에 휘둘려 투쟁하는 것을 멈추고 “중환자들이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92개 환자단체의 절규와 호소에 귀 기울여야 한다. 불법 ‘진료 노쇼’ 방침을 거두고 환자 곁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의사의 본분이다. 더는 의사들이 환자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정부도 환자들이 더 큰 피해를 입지 않도록 의료 시스템을 조속히 정상화하기 위한 촘촘한 대책을 마련해 실천해야 한다. 휴진 신고·진료 명령을 어기는 의사들을 엄중히 처벌하는 건 두말할 나위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