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가 스승의 날(5월15일)을 앞두고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6일까지 전국 유·초·중·고·대학 교원 1만1,3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다시 태어나면 교직을 선택하겠다’는 답이 19.7%로 나타났다. 2012년부터 교총이 진행한 9번의 설문을 통틀어 역대 최저 수준이자 첫 10%대 기록이다.
스승의 날은 1958년 충남 논산시 강경여고 청소년적십자 단원들이 병석에 있거나 퇴직한 선생님을 찾아뵙는 활동이 호응을 얻어 1964년 전국으로 확산하며 생겨난 기념일이다. 처음 5월26일이던 날짜는 이듬해 세종대왕 탄신일인 지금의 5월15일로 변경되었다. 박정희 정권 시절 모든 교육 관련 행사를 국민교육헌장 선포일로 통합한다는 비교육적 조치로 10년 가까이 폐지되기도 했다. 미국의 스승의 날은 루스벨트 대통령 영부인의 제안으로 미 의회에서 교사의 날을 선포한 것에서 시작되었고 1985년 전미교육협회가 5월 첫 번째 주를 ‘선생님 감사주간(TAW)’으로 정하면서 선생님에게 감사를 표현하는 특별한 일주일이 미국 학교의 주요 행사로 자리 잡았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스승의 날을 폐지하자는 청원을 하기도 하였다. 청원자는 교권 추락은 방관하며 교사의 지도를 아동학대로 내모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현장의 교사들은 스승이라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소명의식 투철한 교육자로 당당하게 가르치고 싶다는 스승의 날 폐지 청원 이유를 밝히고 있다.
스승의 날 폐지 청원은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에 따라 스승의 날에 학생이 직접 만든 종이꽃조차도 불법 금품에 해당한다는 국민권익위원회의 유권해석이 교사들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준 것으로 생각된다. 학부모들은 스승의 날을 앞두고 어떤 선물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일부 학부모는 교사에게 금품을 제공하면서 촌지 논란이 제기되던 시절도 있었다. 오늘날의 스승의 날은 일부 교사와 학부모의 일탈로 교사를 죄인으로 만들고 품위를 추락시키는 날로 변질되고 말았다.
스승의 날은 교육의 중요성과 가치를 일깨워주는 날로 교사의 노력과 헌신을 인정하고 감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적으로 교육의 중요성과 교사의 역할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계기가 돼야 한다. 교육이 계속되고 학생과 교사가 존재하고 가르치고 배우는 교육의 장이 있는 한 스승의 날은 이어져야 한다.
학교폭력예방법이 도입된 2012년 이후 학교는 교육이 실종되고 학교와 교사에 대한 악성 민원과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가 교육을 붕괴시키고 있다. 교육은 국가의 미래이자 희망이다.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의 사기 저하는 곧 학생들에게 피해로 이어진다. 교사들이 교단에서 폭력에 시달리고, 고소·고발까지 당하는 현실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선생님을 불편하게 하고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마음의 부담을 주는 스승의 날을 ‘교사의 날’로 변경해 ‘법정공휴일’로 지정하자. 그래서 전 국민이 교사를 존중하고 교육의 국가적 공헌을 되새기고 교사 존경과 교육을 존중하는 사회적 풍토를 조성해 교원의 사기를 북돋우는 날로 만들 것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