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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이야기]“반딧불로 별을 대적하랴?”<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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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반딧불로 별을 대적하랴”란 반딧불(반딧불이의 꽁무니 불)을 하늘의 별에 함부로(감히) 견줄 수 없다는 뜻으로, 되지도 아니할 일은 제아무리 억지를 부려도 어림없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반딧불이(형,螢,firefly)를 ‘반딧불’, ‘개똥벌레’, ‘반디’, ‘반딧벌레’라 부르고,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반딧불이는 8종으로 기록되어있으나 이제 와 실제로 채집되는(잡히는) 것은 기껏 애반딧불이, 파파라반딧불이, 운문산반딧불이, 늦반딧불이 등 4종뿐이라 한다. 아, 비통하도다, 오호통재라. 아마도 나머지는

그리고 ‘형설지공(螢雪之功)’이란 말이 있다. 반딧불과 눈빛으로 함께 하는 노력이라는 뜻으로, 고생하면서 부지런하고 꾸준하게 공부하는 자세를 이른다. 중국 진(晉)나라 고사(옛일)에 손강과 차윤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손강은 겨울이면 항상 눈빛에 비추어 책을 읽었고, 차륜은 여름에 낡은 명주 주머니에 반딧불이를 잡아넣고 그 빛으로 낮처럼 공부하였다.”라고 한다. 필자도 어릴 적에 이 이야기를 주워듣고 녀석들을 잡아 유리병에 넣고 흉내를 내봤으나 별로 신통치 않았던 기억이 가물거린다(적어도 200마리는 돼야 겨우 신문활자를 구분한다고 함).

그런데 아마도 자동차 미등(尾燈, 꼬리 불)도 분명 반딧불이를 흉내 낸 것일 터! 하여 암수가 빛으로 자기를 알리고, 상대를 알아낸다. 그런데 반딧불이는 종마다 제가끔 꼬리 불빛 세기, 깜빡이 속도, 꺼졌다 켜지는 시간의 차가 달라서 끼리끼리는 그것으로 서로를 가늠한다.

그런데 도시에서는 밝은 빛이 끼어들어(간섭을 받아) 우리가 하늘의 별을 보지 못하듯 이들도 서로 신호를 알아볼 수 없다. 그래서 오로지 불빛이 없다시피 하는 호젓한 두메산골에만 그들을 찾아볼 수 있을 따름이다. 반딧불이의 성비(性比, sex ratio, ♂:♀)는 50:1로 수놈이 50배로 많다. 성비가 1이면 암수의 수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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