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과 관련, 강원대 의과대학에서 140명까지 증원이 가능하다는 신청서를 제출한 가운데 강원대 의과대학 교수들이 5일 오전 삭발식을 갖고 대학본부의 일방적인 결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앞서 강원대는 2024학년도 현재 49명인 정원을 140명까지 늘리는 것으로 합의, 지난 4일 교육부에 신청안을 제출했다.
이날 모인 교수 10여명은 오전 8시 강원대 의과대학 건물 앞에서 "새학기가 됐지만 의과대학에는 학생이 없고, 강원대는 지난 4일 교수들의 의견과 반대로 일방적인 140명의 증원 규모를 제출함으로써 학생들이 학교에 돌아올 통로를 막았다"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한 뒤 삭발식을 진행했다. 삭발에는 류세민(흉부외과 교수) 강원대 의대 학장, 유윤종(이비인후과 교수) 의학과장이 참석했고, 각각 박종익 강원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이승준 강원대 의대 호흡기내과 교수가 직접 동료의 머리를 밀었다.
류세민 학장은 이날 "지난해 11월 개별 의과대학의 희망 수요조사에서 학장단은 2025년 입학정원 기준 100명을 제출했고, 이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개별 교실의 교육역량의 실제적인 확인이나 피교육 당사자인 학생들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현재 40개 의과대학이 제출한 수요조사의 총합은 정부의 2,000명 증원의 주요한 근거로 둔갑해 비민주적인 정책 결정 과정에 항의하며 교정과 병원을 떠난 학생들과 전공의들을 압박하는 정치적인 무기로 사용되고 있다"고 비판하고 "처음의 의도와 다른 전개에 억울하다고 말하는 것은 현재 벌어지는 엄중한 상황에 대한 변명일 뿐이며, 이에 대해 학장단은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윤종 의학과장은 "잘려나간 머리카락은 다시 자라지만 꺾여버린 자존심은 회복되지 않는다"며 "필수의료분야에서 묵묵히 헌신하고 있는 교수들의 사직이 시작되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제출한 강원대의 의과대학 정원신청과 관련해서도 강원대 의대 교수들의 77.4%가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파악됐다.
강원대 교수들은 지속적으로 학생과 전공의들의 피해 방지와 원활한 의학교육을 위한 움직임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