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尹대통령에 항의하다 끌려나간 카이스트 졸업생 "강제 수단마저 서슴지 않는 정권 심판에 힘 모으고 싶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신민기 "학위 수여식 당일 저는 어떠한 위해도 가할 의도 없었다"
이재명 "사과탄과 백골단 다시 등장하는게 아닌가 하는 걱정 들어"
윤재옥 "윤 정부 과거 독재정권에 비유 안돼…정치적 예의 지켜야"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졸업생인 신민기 대변인이 졸업식에서 강제 퇴장당한 것과 관련해 19일 오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전지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속보=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학위 수여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항의하다 강제 퇴장당한 신민기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대변인이 19일 "경찰 조사의 부당함에 대응하고 강제적인 수단마저도 서슴지 않는 윤 정권을 심판하는 데 힘을 모으고 싶다"라고 밝혔다.

신 대변인은 이날 대전 서구 한 건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위 수여식 당일 저는 어떠한 위해도 가할 의도가 없었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신 대변인은 경찰 조사 배경으로 제기된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하며 "제가 한 행동이 어떤 것·누구에 대한 업무 방해인지 궁금하다. 그것이 도저히 표현의 자유로 용납되지 않는 수준의 범법행위였는지 궁금하다"라고 따져 물었다.

학위 수여식 사태 이후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한 불안감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한국에서 취업을 이어 나갈 생각이었다"며 "하지만 이번에 경호원에게 제압당한 사건 때문에 불이익이 있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신 대변인은 2022년 대선 직후 정의당에 입당, 지난해말부터 대전시당 대변인으로 활동해 왔다.

그는 학위 수여식에 한덕수 국무총리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정부의 부자 감세와 R&D예산 삭감을 비판하는 피켓을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일 윤 대통령이 학위 수여식에 참석했고, 계획대로 정부의 예산 삭감을 비판하는 소리를 지르다 대통령경호처 경호원들에게 제압당했다.

녹색정의당 대전시당에 따르면 신 대변인에 대한 경찰 조사는 이르면 2주 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2024년 학위수여식에서 한 졸업생이 윤석열 대통령이 축사를 할 때 R&D 예산과 관련해 자리에서 일어나 대통령을 향해 항의를 하던 중 제지를 당하고 있다. 2024.2.16 연합뉴스.

한편, 신 대변인이 윤 대통령에게 항의했다는 이유로 경호원들에 끌려 나간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제가 대학에 다닐 때 들었던 생각 중에 공포스러운 장면이 하나 있는데 소위 사과탄(최루탄의 일종) 가방을 멘 백골단, 정말 공포 그 자체였다. 사과탄과 백골단이 다시 등장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라면서 "이번 선거에서 마지막 보루라고 할 수 있는 입법권까지 그들의 손에 넘겨주게 되면 정의와 상식이 다 무너진, 그야말로 절대왕정으로 복귀하지 않을까 심하게 우려된다. 경제 파탄은 계속될 것이고, 국민들의 입은 틀어 막히고 귀도 막힐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공세에 즉각 반격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를 통해 "이 사건과 관련해 민주당과 녹색정의당은 경호원을 백골단에 비유하고 윤석열 정부를 과거 독재정권에 비유하는 등 터무니없는 정치 공세를 퍼붓고 있다. 지난 1월 18일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진보당 강성희 의원이 소란 피우다가 경호원에게 격리됐을 때와 똑같은 적반하장식 행태"라면서 "야당들이 대통령 행사에서 과거에는 생각도 할 수 없던 소란 행위를 벌여 경호처 대응을 유도하고 이에 대해 유신정권이니 백골단이니 하는 비난을 퍼붓는 모습을 보면서 다른 목적으로 교통사고를 유발하는 행태가 떠오른다는 국민들도 있다. 최소한의 정치적 예의와 금도를 지키라"고 비판했다.

앞서 신 대변인은 지난 16일 카이스트 학위수여식에 졸업생 신분으로 참석해 축사 중인 윤 대통령을 향해 "생색내지 말고 R&D(연구·개발) 예산을 복원하십시오"라고 항의했다.

이어 'R&D 예산 복구하라, 부자 감세 철회하라'라는 구호를 외치다 대통령실 경호원들에 의해 강제로 졸업식 장 밖으로 끌려나간 뒤, 경찰에 인계돼 논란이 일었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피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