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아이는 뇌성마비 인가요, 소아마비 인가요?”
“뇌성마비도 소아마비도 아닌 민준이예요.”
2024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의 성공개최를 기원하며 전세계 발달 장애 화가들이 강릉아트센터에 모였다.
경기가 펼쳐지는 기간 동안 센터 내 제2,3전시실에서는 김근태 화백과 ‘장애인과 오대륙친구들’이 모여 ‘모여서 빛을 발하자’ 를 타이틀로 한 전시를 통해, 순수한 영혼의 예술가들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제2 전시실에 발을 들이면 발달 장애 작가들이 펼치는 다채로운 세상 속으로 빨려 들어 간다. 독일, 러시아,오스트리아를 비롯해 미국, 싱가포르, 필리핀, 모로코 등 5대륙, 13개국이 참여한 전시에는 53명의 발달장애작가들의 시선을 빌려 장애와 비장애를 구분 짓기 보다 나란히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게 된다. 인고의 시간을 거쳐 탄생 된 작품에는 그들의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는 곧 희망의 빛을 나타낸다. 그들이 선보이는 아름다움에 취해 빛을 따라 걷다 보면 다양성과 차이에 대해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 동시에 희망과 극복의 메시지까지 담겨 있어 예술을 치유를 경험하게 된다.

자폐증을 앓고 알렉스 림, 싱가포르에서 참가한 이 10대 아티스트는 화려하고 강렬한 색채를 사용하며 자신의 지역을 작품에 담아냈다. 오스트리아에서 온 마리오 베르프트 다양한 형태와 기법을 시도하며, 창의성을 즐기는 아티스트다. 그는 캔버스 위에 페인트를 무질서하게 칠하며, 정확한 붓자국과 무질서 사이의 대조를 작품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 장애가 아닌 예술의 시선에서, 그들이 펼치는 작품을 바라보다 보면 자연스레 이번 전시의 주역, 김근태 화백의 작품이 즐비한 제3 전시실을 마주하게 된다.

김화백은 오랜 기간 지적 장애 아동들의 순수한 웃음을 화폭에 담았다. 누구 하나 특별하지도, 모나지도 않은 삶을 꿈꾸는 김 화백은 장애와 비장애의 벽을 허물고 누구도 차별 받지 않는 삶을 꿈꾼다. 그의 작품 속 눈이 시리도록 녹색의 동산에는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속속 나타난다. 이 아이들과 동산은 함께 융화되지 못한 채 서로의 존재만을 부각 시킨고 있다. 작가는 노랗고, 빨간 꽃들과 하얀 나비를 통해 그 경계를 넘나 들게 만든다. 이처럼 경계를 허물기 위한 그의 붓질은 멈추지 않고 있다.
김작가는 “우연히 목표 소재의 한 재활원에서 중증지체장애 아동들의 얼굴이 한 줄기의 빛이 되어 마음에 다가왔다”며 “인간 본연의 순수함과 아름다움의 빛을 보았다. 그 경험 이후로 그들의 모습을 그리며, 내면을 치유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