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설과 북극한파 등 기상악화로 제주국제공항 활주로 운영이 전면 중단되면서 승객 8천여명이 발이 묶인 가운데, 22일 오후 4시부터 항공기 운항이 재개됐다.
22일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에 따르면 공항에 많은 눈이 내려 쌓이면서 제설작업으로 인해 제주공항 활주로 운영 중단 사태가 7시간 40분 간 지속됐다.

공항의 제설 작업은 보통 공항 활주로 라인이 육안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면 이뤄진다.
조종사들이 이착륙할 때 활주로 라인과 표시 등을 볼 수 있어야 하는데 눈에 덮이면 항공기 안전에 심각한 위험이 되기 때문이다.
한국공항 제주공항은 22일 오후 4시를 기점으로 활주로 제설작업을 마무리하고 항공기 운항을 재개했다.
공항에 많은 눈이 내려 쌓이면서 이날 오전 8시 20분부터 중단된 공항 활주로 운영 중단 사태가 7시간 40분 만에 마무리된 것이다.
가장 먼저 김해행 에어부산 BX8100편이 오후 4시 제주공항을 이륙했다.
이날 한국공항 측은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제설장비를 동원, 활주로에 쌓인 눈을 치웠다.

애초 오후 3시 이후 운항을 재개하려 했지만, 승객이 타고 내리기 위해 항공기가 멈춰 서는 계류장 제설작업이 늦어지면서 재개 시간이 늦춰졌다.
공항은 제설작업을 완료한 후 활주로에 항공기 이착륙이 가능한지를 평가하기 위한 활주로 표면상태 평가와 마찰 계수 측정 후 이상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운영 재개 결정을 내렸다.
기상청은 제주 육상에 내려진 강풍특보를 이날 오후 2시를 기해 해제했다.
공항 운영이 재개됐지만 항공사 사정에 따라 실제 항공기는 상당수 지연 운항했다.

일부 계류장 제설작업과 항공기 날개와 동체에 쌓인 눈이나 얼음을 제거하는 '디아이싱'(Deicing) 작업 등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과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등은 현재 수속 절차를 진행하며 항공기 이륙 준비를 마치는 대로 바로 운항을 재개할 방침이다.
제주항공 등 다른 항공사도 순차적으로 항공기 운항을 재개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8시간 가까이 공항 운영이 중단됨에 따라 항공기 지연·결항이 이어지며 관광객과 도민 등 이용객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항공편 277편이 결항했고, 4편이 지연운항했다.

항공기 운항이 큰 자질을 빚으면서 공항 내 곳곳에서는 큰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등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고향으로 돌아가는 비행기표를 구하지 못한 관광객과 항공사 직원간 실랑이가 벌어진 것이다.
아내와 함께 제주에 관광 온 60대 초반 A씨 부부는 "나흘간 관광하고 이제 서울로 돌아가려고 공항에 도착했는데 뒤늦게 항공기가 결항됐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폭설과 같은 기상이변으로 인한 것이나 미리 공지만 해줬다면 이렇게 화가 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숙소에서 체크아웃도 하고 렌터카도 반납하고 짐도 모두 갖고 나왔는데 어떻게 해야할 지 막막하다"고 한숨을 지었다.

한 저비용항공사(LCC) 카운터에는 비행기표를 사려는 사람들의 줄이 똬리를 틀듯 이어져 100m를 훌쩍 넘기도 했다.
가족과 함께 제주에 왔다는 B씨는 "어제 청주로 돌아가려다가 가지 못했는데 오늘도 기약이 없다"고 속상해했다.
그는 "항공사를 바꿔 오늘 오전 9시 40분 비행기를 예약했는데 이런 상황"이라며 "항공사에서 결항 안내라도 친절하게 했으면 좋겠는데 아무런 안내도 조치도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항공기 운항이 재개된 이후 공항 내부는 차츰 체류객이 줄어들면서 차분한 분위기를 되찾았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국내선 도착 140편, 국내선 출발 134편, 국제선 도착 7편, 국제선 출발 4편 등 총 286편이 결항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선 도착 17편과 국내선 출발 6편, 국제선 도착 2편, 국제선 출발 1편 등 26편이 지연운항했으며, 3편은 회항했다.
국내선 도착 11편과 출발 11편, 국제선 출발 1편 등 총 23편은 임시증편됐다.
항공사들은 가능한 대형 항공기 기종을 투입해 제때 탑승하지 못한 승객들을 최대한 수송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