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보=18일 대관령의 체감온도가 영하 22.7도까지 떨어지는 등 동장군이 맹위(본보 18일자 1면 보도)를 떨치고 있다. 일주일 전만 해도 이상고온 현상으로 낮 최고기온이 20도 안팎을 오르내리며 봄날 같은 날씨가 이어졌으나 갑작스럽게 시베리아급 한파가 몰아치며 출근길 시민들은 종종걸음을 쳐야 했다.
이날 새벽 5시 기준 강원특별자치도 내 기온은 철원이 영하 16도로 가장 낮았고, 북춘천 영하 13.9도, 춘천 영하 13.3도까지 떨어졌다. 일주일 전인 지난 11일 같은 시각과 비교하면 철원은 23.5도, 춘천은 22.5도의 차이를 보였다. 11일 철원은 오후 한 때 기온이 영상 4.3도, 춘천은 7.4도까지 오르는 등 포근한 날씨가 이어졌다.
18일 아침 버스를 타고 출근길에 나선 춘천의 직장인 박모(30)씨는 "봄날씨 처럼 따뜻하다가 갑자기 추워져 적응이 안 된다"며 "부산을 떨며 롱패딩을 다시 꺼냈다"고 말했다. 또다른 직장인 이모(55)씨도 "따뜻하다가 갑자기 추워지는 등 오락가락하는 날씨 탓인지 주변에 감기 환자도 더 많아진 것 같다"며 "도로도 미끄러워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올 겨울 들어 이처럼 기온차가 큰 폭으로 벌어지는 이유는 기후위기와 이로 인한 엘니뇨 등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1월 대관령과 강릉을 비롯해 8개 시·군 관측지점에서 11월 최고 일평균기온을 넘어섰다. 12월에도 해수면 온도 상승과 이로 인한 엘니뇨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이상고온이 이어졌다.
하지만 지난 17일부터 시베리아발 고기압이 한반도에서 확장하고, 지구 온난화로 북극 기온이 오르자 북극의 찬 공기를 가로막던 힘이 약해지면서 한반도까지 찬 공기가 유입되게 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19일에도 시베리아발 고기압의 영향이 이어지며 강원지역 전역이 영하 10도 밑으로 떨어지겠다.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철원이 영하 14도로 가장 낮겠고, 춘천 영하 11도, 강릉 영하 3도 등이다.
강원지방기상청은 "한파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바람도 약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지겠다"며 "수도계량기, 노출 수도관, 보일러 등의 보온 상태를 점검하고 동파에 대비하기 바란다"고 예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