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환 감독은 2023시즌 도중 최하위권으로 처진 강원FC의 소방수로 부임했다. 19라운드 수원FC전(1대1 무)부터 지휘봉을 잡은 그는 26라운드 울산현대전(2대0 승)이 돼서야 첫 승을 거뒀다. 승강 플레이오프(PO) 2경기 포함, 윤정환 감독의 성적은 5승 11무 6패. 하지만 승강 PO 포함 마지막 6경기를 3승 3무의 호성적으로 마치면서 다음 시즌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하이브리드 전술의 안착=윤정환 감독은 파이널 라운드 첫 경기였던 34라운드 FC서울전(1대2 패)부터 미드필더 황문기를 오른쪽 풀백으로 기용하는 4-2-3-1 포메이션을 내세우기 시작했다. 서울전은 무기력하게 패했지만 이후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며 무패 행진을 달렸다.
윤 감독의 4-2-3-1 전술은 수비 시에는 4-4-2, 공격 시에는 3-4-3에 가까운 하이브리드 전술이었다. 최전방에 배치된 선수들과 중원에 위치한 선수들이 좁은 간격을 유지한 채 함께 적극적인 전방 압박을 시도하면서 상대의 빌드업을 방해했다. 공격 시에는 황문기가 윙백 위치까지 올라가고, 반대쪽의 윤석영이 왼쪽 스토퍼 자리로 내려오면서 스리백을 형성했다. 패스가 좋은 윤석영과 강투지가 좌우 스토퍼 자리에서 빌드업에 관여했고, 공격적인 롤이 익숙한 황문기가 측면 공격의 활로를 뚫어내면서 강원은 주도적인 축구를 펼칠 수 있게 됐다.
이 전술을 가동한 뒤 강원의 성적은 3승 3무 1패였다. 7골에 그친 득점력은 아쉬웠지만 단 4실점에 그치면서 안정적인 밸런스를 갖췄다. 물론, 상대가 파이널B의 하위권 팀들과 K리그2 김포FC였다는 점에서 K리그1 상위권 팀들을 상대로도 좋은 경기력을 펼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늘 수세에 몰린 채 경기를 하던 강원이 주도권을 잡은 경기를 보여줬다는 것 만으로도 다음 시즌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적극적인 영건 기용=윤정환 감독은 신인급 선수들을 투입하는 데에도 거리낌이 없었다. 20세 이하 월드컵 브론즈볼 수상자인 이승원(20)이 윤정환 감독의 강원 데뷔전에서 프로 데뷔에 성공한 뒤 시즌 막판까지 꾸준히 출전 기회를 잡았고, 풀백 류광현(20)도 시즌 한 때 주전으로 활약했다.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는 못했지만 센터백 조현태(19)와 강원 B팀에서 활약하던 이강한(23) 역시 윤정환 감독 체제에서 프로에 데뷔했다.
이들의 출전 시간이 길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강등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이들에게 출전 기회를 줬다는 것은 큰 결단이 아닐 수 없다. 강원처럼 상대적으로 예산이 적은 도민구단은 어린 선수의 활약이 중요하다. 이미 강원은 양현준이라는 슈퍼 루키로 재미를 본 적이 있다. 윤정환 감독이 내년에도 영건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한다면 ‘제2의 양현준’의 탄생도 꿈이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