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릴 적 즐겨 먹었던 추억의 음식들이 다시 사랑을 받고 있다.
7일 오전 11시 춘천시 옥천동의 한 음식점 입구. 오픈까지 1시간이 넘게 남았지만 영하의 날씨 속에서도 20여명이 '땡밥'을 먹기위해 대기줄을 이루고 있었다.
2003년 춘천 강원대 후문의 한 삼겹살집에서 개발된 ‘땡밥’은 특제 비빔장으로 만든 김치볶음밥에 치즈를 얹은 음식이다. 당시 삼겹살집 단골들이 고기를 다 구워 먹고 후식으로 볶음밥을 시키기 위해 종을 ‘땡’하고 울려 ‘땡밥’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땡밥은 저렴한 가격에 비해 많은 양으로 가성비가 높아 지갑이 얇았던 중·고생과 대학생들에게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2017년 돌연 판매를 멈췄다가 지난 5일 약 7년만에 영업을 재개했다.
약과, 호빵, 붕어빵, 군고구마, 호떡 등 레트로 간식들도 성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5일 춘천시 석사동에서 군고구마 판매 아르바이트를 했던 유경록(28)씨는 “장사를 시작한 지 3시간만에 고구마 2박스가 완판됐다. 손님 대부분이 회식을 마치고 나온 직장인이나 대학생들이었다”고 했다.
땡밥 식당 오픈런을 한 유정은(여·32)씨는 "두살배기 딸과 고교 동창 6명이 함께 인제에서 차로 1시간을 달려왔다. 고등학생 시절 친구들과 맛있게 먹었던 그때 그 맛 그대로다”며 “30대가 되었지만 동창들과 함께 모여 땡밥을 먹으니 다시 여고생 시절로 돌아온 기분이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어른들이 어린 시절 즐겨 먹던 음식과 간식을 일부로 찾는 것은 어른이 된 지금의 고단함을 위로받고자 하는 심리가 반영된 현상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