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년 전에도 대형 지진이 있었는데…"
30일 새벽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4.0 지진으로 경주 시민은 물론 영남 지역 주민들이 잠에서 깨 불안에 떨었다.
대구기상청과 경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55분 25초 경북 경주시 문무대왕면 입천리 입천마을 복지회관 일대(경주시 동남동쪽 19㎞ 지점)에서 규모 4.0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원지는 2016년 9월 12일 국내 최대인 규모 5.8의 지진이 일어났던 경주시 내남면 부지리 화곡저수지 부근으로부터 직선거리로 약 21.8㎞ 떨어진 곳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이번 지진 이후 접수된 유감 신고는 오전 6시 기준 경북 49건, 울산 40건, 대구 10건, 부산 6건, 충남·전북 각 1건 등 총 107건이다.
지진 피해로 인한 소방 출동은 아직 없다고 소방청은 전했다.
한 경주시민은 "자는데 진동이 느껴진 뒤 물품들이 부딪치는 소리가 나서 깼다"고 말했고 또 다른 60대 시민은 "7년 전에도 규모가 큰 지진이 있었는데 또 발생하니 불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경주뿐만 아니라 인근 포항과 울산에서도 지진동을 느낀 주민이 많았다.
한 울산시민은 "땅에서 '웅'하는 소리가 나더니 곧바로 지진이 났다"고 전했고 한 포항시민은 "진동이 느껴지고 '쿵'하는 소리가 났다"고 말했다.
60대 포항 남구 주민은 "새벽에 창문이 흔들리는 것 같더니 긴급 재난문자가 왔다"며 "6년 전에도 11월에 포항에서 지진이 났는데 불안불안하다"고 말했다.
대전과 세종 지역 시민들도 진동을 느꼈다고 전했다.

충남 금산군 금성면에 거주하는 정모(58)씨는 "단독주택 침대 위에서 자고 있었는데 재난 문자를 받고 1분 뒤에 건물이 흔들리는 게 느껴졌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충남소방본부에는 오전 7시 기준 "지진이 났느냐"고 문의하는 신고가 1건 접수됐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고 있는데 침대가 흔들렸다', '집이 흔들렸다', '문자 오고 나서 천장 쪽에서 자잘한 드드드 소리가 들렸다', '침대에 누워있는데 지하에서 웅 하는 소리가 들렸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다만 한국수력원자력은 경주 지진과 관련해 경주 월성원자력본부를 비롯한 전국 모든 원전을 정상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월성원자력본부는 진앙지와 약 10.1㎞ 떨어져 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도 지진과 관련해 특별한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피해 상황을 신속히 파악하고, 필요시 긴급조치 등을 취하기 위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비상 1단계를 가동했다고 밝혔다.
또 지진 위기경보 '경계' 단계를 발령했다. 지진 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순으로 발령된다.
행안부는 이날 지진이 일어난 후 재난안전관리본부장 주재 상황판단회의를 열어 피해 발생 여부를 점검했다.
아울러 현장 상황 확인과 관리를 위해 경북 경주에 현장상황관리관을 긴급 파견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인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관계부처와 지자체는 긴밀히 협조하고 비상대응체제를 유지하면서 피해 상황을 신속하게 파악해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께서도 지진 발생 시 행동 요령을 확인해 위급 상황 시 신속히 대피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