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대와 강릉원주대가 제안한 ‘1도 1국립대학 모델’이 교육부의 글로컬 대학 30 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글로컬 대학 30은 정부가 추진하는 지방대 혁신 정책의 핵심을 이루는 사업이다. 정부는 올해 10개교를 시작으로 2025년까지 총 30개교를 글로컬대학으로 선정해 집중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이유로 글로컬 대학 사업에 선정된 지방대만이 경쟁력을 갖추고 살아남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실정이다. 강원대와 강릉원주대는 교당 1,000억 원의 지원금과 범부처·지자체 지원을 토대로 대학 교육을 혁신할 기회를 얻게 됐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강원대와 강릉원주대의 글로컬 대학 30 선정이 강원도 발전에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강원대와 강릉원주대가 제안한 1도 1국립대학 모델은 대학 자체의 혁신 방안이 아니라, 강원도 내 국립대학을 하나로 통합하고,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캠퍼스별 특성화를 주요 골자로 하기 때문이다. 정원 축소, 학과 통폐합 등 대학의 구조 조정을 골자로 하는 다른 글로컬 대학 모델과는 뚜렷한 차별성을 갖는다.
1도 1국립대학 추진의 핵심은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캠퍼스별 특성화와 교육의 질 제고 두 가지다. 첫째 캠퍼스별 특성화다. 1도 1국립대학은 춘천 캠퍼스가 교육 및 연구의 허브를 담당하고, 원주, 강릉, 삼척 등 캠퍼스를 중심으로 지역사회의 고유한 핵심 산업과 캠퍼스를 밀접하게 연계시켜야 한다. 아울러 강원학을 중심으로 한 지역학 발전에도 대학이 그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 캠퍼스별 특성화는 대학의 노력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적극성도 매우 중요하다. 지역사회도 대학과 함께 발전 청사진을 수립하고 추진할 수 있도록 대학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둘째 교육의 질 제고이다. 1도 1국립대학에서는 대학 교육의 질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4개 캠퍼스의 교육과 학생 복지 수준이 각각 다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비대면 사회를 겪으면서 교육방식도 다양화하고 전공의 칸막이도 낮아졌다. 글로컬대학 선정을 통해 1도 1국립대학은 국가거점국립대학 최고 수준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캠퍼스들이 지역사회와 함께 저마다 고유한 대학 문화를 가꾸어 간다면 강원도 1도 1국립대학의 미래는 더욱 밝을 것이다.
강원도는 학령인구가 가파르게 감소하고, 수도권으로의 청년 인구 유출이 나날이 증가하는 실정이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지방에서 교육받고, 지방에 취업한 청년층’과 ‘수도권에서 교육받고 수도권에 취업한 청년층’의 결혼 가능성을 비교한 결과, 전자의 결혼 가능성이 현저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기 수도권 인구 과밀에 대한 경험은 결혼과 직장이 서로 상충한다는 인식을 갖게 만든다는 것이다. 대학과 지역사회가 함께 인재를 길러내고,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서 청년이 지역에 정주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은 비단 강원도만이 아니라 한국의 미래가 걸린 일이다. 강원도민들도 수도권 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서 1도 1국립대가 조기에 정착하고 지역사회의 허브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애정을 갖고 도움 주시기를 바란다. 수도권보다 지역에서의 삶이 오히려 더 여유롭고 평화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강원대와 강릉원주대의 1도 1국립대학 추진은 ‘살기 좋은 강원특별자치도’ 그 여정의 일부이다. 끝으로 강원대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 강원대와 강릉원주대의 글로컬 30 사업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사업 선정을 위해 헌신한 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